[사회] 파격 지방대 일냈다…"전공 열번 바꿔도 된다" 그후 생긴 일
-
25회 연결
본문
엄기욱 국립군산대 총장 직무대리가 지난 21일 총장실에서 2026학년도 정시 경쟁률 상승 배경으로 전공 변경과 졸업 시기 등을 학생이 스스로 결정하는 'B·E·S·T 학사 체계'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국립군산대
정시 경쟁률 5.53대 1…주요 학과 두 자릿수
정시 경쟁률 5.53대 1. 1년 새 두 배가 뛰었다. 지방대 정시 지원이 전반적으로 꺾인 상황에서 국립군산대의 성적표는 예외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정 인기 학과 쏠림이 아니라 인문·사회·보건 계열 전반에서 지원자가 고르게 늘었다. 본지는 지난 21일 국립군산대를 찾아 엄기욱 총장 직무대리를 만나 경쟁률 상승의 배경을 들었다.
엄 총장 대리는 “이번 결과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대학의 구조 변화가 수험생에게 명확히 전달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2026학년도 정시모집에서 군산대 정원 내 경쟁률은 5.53대 1로, 지난해(2.85대 1)보다 거의 두 배 상승했다. 가군 수능 위주 전형은 7.33대 1, 다군은 5.62대 1을 기록했다. 중어중문학과(14.6대 1), 일어일문학과(13대 1), 간호학부(11.25대 1) 등에서 두 자릿수 경쟁률이 나타났다.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미룡동 국립군산대 정문. 사진 국립군산대
엄기욱 총장 대리 “학생 선택권 확대가 대학 경쟁력”
엄 총장 대리가 보는 변화의 핵심은 학사 제도의 ‘유연성’이다. 군산대는 국내 최초로 ‘B·E·S·T 학사 체계’를 도입했다. 소속 제한을 최소화(Boundless)하고, 졸업 시기를 학생이 선택(Extendable)하며, 전과를 자유롭게 하고(Shiftable), 전공 정원 제한을 없앤(Thresholdless) 구조다. 엄 직무대리는 “학생이 진학 이후에도 진로를 다시 설계할 수 있도록 모든 제약을 풀었다”고 했다.
특히 ‘3무(無) 전과 제도’는 가장 파격적인 변화로 꼽힌다. 학과를 옮기는 데 학년·학과·횟수 제한이 없다. 이 제도를 이용한 학생은 2022년 76명에서 2025년 200명으로 163% 늘었다. 전과 후 평균 학업 성적은 3.7점(백분위) 상승했고, 만족도는 96%에 달한다. 그는 “전공 선택은 학생 인생 전체를 좌우하는 문제”라며 “군산대는 한 번의 실수로 기회가 닫히지 않는 ‘학생이 다시 선택할 수 있는 대학’”이라고 했다.
학생이 직접 학위를 설계하는 MCD(모듈형 컨버전스 학위)도 경쟁률 상승 요인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기준 AI(인공지능)·로봇·에너지·상담심리 등 미래 산업 중심 29개 과정에 395명이 참여했다.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23점이다. 엄 총장 대리는 “기업과 지역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기준으로 학생 스스로 2개 이상 복수 전공을 선택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국립군산대 해양생물자원학과 학생들이 실습하고 있다. 사진 국립군산대
연간 등록금 390만원…평균 장학금 302만원
생활 여건 개선도 병행됐다. 2025학년도 연간 등록금은 약 390만원으로 전국 4년제 대학 중 최저 수준이다. 2009년 이후 18년 연속 인하·동결됐고, 2026학년도 등록금도 지난해와 같다. 재학생 1인당 평균 장학금은 302만원, 수혜율은 86.7%다. 전주·익산·군산·김제·서천·장항을 잇는 무료 통학버스 31대가 다닌다. 399억원을 들여 최신식 기숙사도 확충했다. 엄 총장 대리는 “생활이 흔들리면 학업 선택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학사 제도 개편과 학생 복지 강화는 취업으로 이어졌다. 2024년 취업률은 60.2%로 국가 중심 국·공립대 19곳 중 3위다. 현대자동차·삼성중공업 같은 대기업뿐 아니라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GIST(광주과학기술원) 등 연구기관 진출도 늘었다. 그는 “전공 선택-실무 경험-취업을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한 결과”라고 했다.
엄 총장 대리는 군산대의 지향점을 ‘학생에게 진심인 대학, 머무르고 싶은 대학’이라고 했다. 그는 “학생 선택권을 넓히면 대학 경쟁력은 자연스럽게 오른다”며 “군산대는 학생 진로를 돕는 ‘플랫폼’ 역할을 위해 혁신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