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갑 채워 체포된 현직 대통령을 보기 어려웠다”… 경호처 간부들 고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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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이 지난해 11월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대통령경호처 전직 간부들이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사실의 상당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법적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직 대통령이 수갑이 채워진 채 체포되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박종준 전 경호처장 측)며 범행의 고의성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부장 이현경)는 이날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 김성훈 전 차장(처장 직무대리),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 김신 전 가족경호부장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앞서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청구해 발부받은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경호처 인력을 동원해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로 이들을 지난해 12월 4일 불구속 기소했다. 김 전 차장에 대해서는 윤 전 대통령과 당시 군 사령관들의 경호처 비화폰 단말기 통화기록을 수사기관이 확인할 수 없도록 조치한 혐의(대통령경호법 위반 등)도 함께 적용했다. 같은 범죄사실로 먼저 구속기소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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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5일 오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가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대비해 버스들로 막혀 있다. 김종호 기자

박 전 처장 측은 사실관계 자체는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경호처장으로서 법과 규정에 어긋나는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고, 체포영장의 적법성에 중대한 논란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형사소송법 110조에 따라 공관촌 출입에는 경호처장의 승낙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승낙 없이 강제 진입한 집행 공무원을 저지한 것이 범죄가 될 것이라고는 인식하지 못했다”며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의 고의를 부인했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박 전 처장도 “변호인 의견과 같다”며 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성훈 전 차장 측은 경호처 직원들에게 차벽 설치 등을 지시한 점은 인정했다. 다만 경호처 직원들에게 총기 소지를 시켜 위력 순찰을 지시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 자체가 없다”고 부인했다. 윤 전 대통령 등의 비화폰 기록을 수사기관이 볼 수 없게 조치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법률적으로 (경호처) 직무에 해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사실관계도 다툼이 있다”는 취지로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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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1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2차 체포영장 집행 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내에서 경비 인원이 총기를 소지한 채 순찰을 하고 있다. 뉴스1

이광우 전 본부장 측은 “윤 전 대통령이나 다른 피고인들과 사전에 공모한 사실이 없다”며 공모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다만 체포영장 집행 저지 과정에서의 행위 자체는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상관의 지시를 거역할 수 없는 구조에서 경호 임무를 수행한 것”이라며 위법성 인식이나 기대가능성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신 전 가족경호부장 측도 공모관계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양측에 증거 의견을 추가로 정리해 제출하도록 한 뒤, 다음 공판준비기일을 2월 13일 오전 10시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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