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목공예 권위자’ 된 경찰…“엇나간 조각이 더 나은 작품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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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식 경감이 지난해 12월 열린 '목수 박인식' 개인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독자

상도지구대 소속 박인식(55) 경감은 일터가 두 군데다. 지구대 근무를 끝마치고 나면, 다시 목공예 동호회 공방으로 출근한다. 공무원미술협회 공예분과위원장까지 맡고 있는 어엿한 ‘목공예가’인 박 경감은 지난해 12월 서초구 한 갤러리에서 ‘목수 박인식’이란 이름으로 개인전도 열었고, 지난해 10월엔 제10회 천태예술공모대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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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천태예술공모대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박 경감의 작품 '마이트레야의 울림'. 사진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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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대한민국공예품대전 서울시예선에서 장려상을 받은 박인식 경감의 작품. 사진 독자

박 경감이 목공예에 입문한 건 지난 2008년이다. “퇴직 후 삶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선배 말을 듣고 노후에 할만한 일을 고민하던 그에게 아내가 공예를 추천했다. “평소 손재주가 좋으니 잘할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과 함께였다.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그는 바쁜 교대근무 생활을 하면서도 짬이 날 때마다 공방으로 달려갔다. 어떨 땐 야간 근무를 시작하기 전까지 오전 내내 공방에서 작업에 매달렸고, 야간 근무가 끝난 오전 7시부터 1시간 정도 잠을 잔 뒤 다시 공방으로 향했다고 한다.

그렇게 19년을 보낸 박 경감은 어느새 ‘목상감 기법(나무 표면을 깎아내 다른 색 나무나 금속을 채워 넣는 기법)의 권위자’로 불리게 됐다. 그는 “처음엔 수강생 20명 중 실력으로 치면 난 19등이었다”며 “재능보단 그저 끈기만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작품 전반에 목상감 기법을 적용한 작품과 상감한 부분 위에 또 한 번 상감하는 이중 상감 기법을 적용한 작품들이 박 경감의 대표작들이다. 그만의 독특한 개성과 작품 가치를 인정받은 덕에 지금까지 크고 작은 공모전에서 상을 25번이나 거머쥐었고, 개인전도 세 번이나 열었다. 박 경감은 “경력이 쌓일수록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난다”면서 “어느새 목공예가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 제2의 직업처럼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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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10회 천태예술공모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박인식 경감. 사진 독자

기술만 좋아진 것이 아니다. 그는 약 20년간 목공예를 하며 “실수가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혜를 배웠다”고 했다. “잘못 새긴 조각이 더 나은 작품을 만드는 계기가 될 때가 있다. 그 이후 살면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을 때도 그 돌을 장애물이 아닌 디딤돌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는 것.

박 경감은 이제 정년퇴직을 약 5년 정도 남겨두고 있다. 퇴직 후에는 오롯이 목공예에 전념할 계획이다. 직업 학교에서 입문자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꾸준히 진행하는 등 목공예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가르치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 그간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담은 책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100페이지까지 써뒀는데, 일단 열심히 일하고 퇴직 후 쯤 책을 완성할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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