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자녀 세뱃돈으로 '콩알금' 사서 굴리면…자칫 증여세 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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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귀금속 거리 한 금은방에서 관계자가 한 돈(3.75g), 1g 콩알금 크기를 쌀알과 비교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장인 윤모(46)씨는 자녀가 받은 세뱃돈으로 ‘콩알금’을 사줄지 고민 중이다. 한 돈(3.75g)짜리 금반지는 100만원을 훌쩍 넘어 부담이 커지자, 순금을 콩알처럼 작게 만든 1g짜리 콩알금으로 눈을 돌렸다. 현재 콩알금 1g 가격은 30만원선이다.

윤씨는 “금은 사두면 결국 오른다는 인식이 있다”며 “딸이 투명 유리병에 콩알금을 저축하듯 한두 개씩 모으면 자연스럽게 재테크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은 장중 온스당 5023달러에 거래됐다. 지난달 30일 10% 넘게 폭락해 4700달러대로 밀렸던 금값은 다시 5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지난해 초(2634.3달러)와 비교하면 13개월여 만에 90%가량 급등한 셈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주요국 중앙은행의 대규모 금 매입,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교육 컨설팅업체 웰스에듀의 조재영 부사장은 “금은 공급이 제한적인 데다 각국 중앙은행의 매입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가격이 중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변동성이 큰 만큼 적립식 분할 매수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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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세금만 따지면 KRX금시장, 소액투자는 골드뱅킹

‘금테크’에 나설 때는 부가가치세와 배당소득세 등 세금 구조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금은 이자 수익이 없어 수수료와 세금 부담이 누적되면 손에 쥐는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실제 콩알금 같은 실물 금은 구매 시 10%의 부가세가 붙는다. 여기에 세공비와 유통 마진까지 더해지면 실제 부담은 15% 안팎으로 커진다.

현물 매입이 부담스럽다면 은행의 금 계좌(골드뱅킹)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0.01g 단위로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 다만 매매차익은 배당소득으로 간주해 15.4%가 원천징수된다. 이를 모아 금괴 등 실물로 인출할 경우에는 10%의 부가세를 추가로 내야 한다.

세 부담을 줄이려면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KRX금시장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주식처럼 1g 단위로 거래할 수 있으며, 개인투자자의 매매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와 배당소득세, 부가세가 면제된다. 다만 실물로 인출할 때는 10%의 부가세가 부과된다.

최근에는 국제 금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인기를 끌고 있다. 금 ETF 중에서도 실제 금 가격을 추종하는 ‘현물 ETF’는 퇴직연금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 편입할 수 있어 과세를 이연하거나 저율 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금 선물 ETF는 파생상품으로 분류돼 연금계좌에 담을 수 없고, 매매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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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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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세뱃돈 모아서 불린 뒤 선물하면 증여

특히 자녀의 세뱃돈으로 금 투자할 경우에는 자녀 명의로 계좌를 개설해 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부모 명의로 투자한 뒤 자녀에게 이전하면 증여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속ㆍ증여세법은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범위의 교육비나 생활비, 용돈 등 일상적인 금전 이전에 대해서만 과세하지 않는다.

원종훈 법무법인 가온택스 대표세무사(전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지역본부장)는 “세뱃돈 자체는 일반적으로 비과세 대상이지만, 이를 부모가 모아 투자로 불린 뒤 다시 자녀에게 넘길 경우 증여로 판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뱃돈 투자 규모 역시 사회 통념상 인정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1kg짜리 골드바처럼 금액이 과도할 경우 세뱃돈이라는 주장만으로는 소명이 쉽지 않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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