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열흘 협상시한'에 이란, 러와 군사훈련…전쟁으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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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열흘의 협상 시한을 제시하며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미국이 이란에 핵 협상을 압박하며 군 자산을 중동에 집결시킨 가운데, 이란 지도부가 정권 유지를 위해 전쟁에 승부수를 둘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평화위원회 첫 회의에서 이란을 향해 “(핵 협상에) 합의를 하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협상 시한으로 열흘을 제시했다. 이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선 “(열흘은) 충분한 시간이고, 10일이나 15일 정도가 거의 최대한도”라고 말했다. 외교적 협상에 무게를 두되 정세 변화에 따라 군사 옵션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주요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협상 시한이 끝나기 전 이란을 공습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합동기지에 도착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지난해 6월 21일 B-2 폭격기 7대를 동원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한밤의 망치’ 작전을 수행하기에 앞서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2주의 시한을 뒀지만, 공습은 관련 발언을 한 이틀 뒤 이뤄졌다. 뉴욕타임스(NYT)는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중동 지역에 병력을 급속히 증강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말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갖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19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반미 광고판. '바람을 뿌리면, 회오리바람을 거두게 된다'라고 적혀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이른바 ‘코피 작전’으로 불리는 제한적 타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은 핵 협상에 대한 요구를 이란이 수용하도록 하기 위해 제한적인 군사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며 “대통령 측근들이 이같은 대이란 공격 옵션을 여러 차례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일부 군사시설과 정부기관을 겨냥하는 작전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하면 며칠 내로 수행이 가능하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은 이미 공군력을 이란 주변에 집결시켰다. 2003년 이라크전 이후 최대 규모로, EA-18G 전자전기를 포함해 F-35, F-22, F-15, F-16 등 핵심 공군 자산이다. 에이브러햄 링컨호와 제럴드 R. 포드호 등 2개의 항공모함 전단도 중동으로 전개했고, 이란의 반격을 대비해 최첨단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와 패트리어트 요격 시스템도 사전에 주변 동맹국 등에 배치를 끝낸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에 대한 장기적인 군사 작전까지도 개시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실상 전면전이 가능한 수준의 무력이 배치됐다는 의미다.
19일 이란이 공개한 사진으로 호르무즈 해협 연안에서 러시아와 연합훈련을 진행 중인 모습. EPA=연합뉴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러시아와 연합 군사훈련을 하며 맞불을 놨다. 프레스TV 등 이란 매체는 이날 “이란과 러시아 양국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 연안의 반다르아바스 항구를 중심으로 나포된 선박을 구출하는 모의 작전을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양국 해군은 항공 사진 촬영, 전술 대형 훈련 등도 진행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17일 군사훈련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 일부를 일시 폐쇄하기도 했다.
이란이 전쟁을 피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란 전문가인 발리 나스르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교수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그들(이란)은 협상을 해결책이 아닌 함정으로 여기며 부실한 협상보다는 피할 수 없는 전쟁을 치르는 게 더 속 시원하다고 여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면 혁명으로 수립된 신정체제가 무너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며 “이미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나아가 전쟁을 어떻게 관리하고 전략적으로 유리하게 활용할지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는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란은 긴장이나 전쟁을 추구하지 않으며 전쟁을 먼저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BBC방송은 핵 협상이 결렬되고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이란은 기뢰 등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미국에 경제적 타격을 주는 방식으로 보복에 나설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란이 중동 내 미군 기지와 미국의 동맹국인 이스라엘·요르단의 핵심 기반 시설 등을 타격하는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란이 실수로 우리를 공격한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대응을 직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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