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과학 발달에도 산업 뒤쳐져...미국의 풍요 발목 잡은 진보진영의 반성[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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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어번던스
에즈라 클라인, 데릭 톰슨 지음
홍지수 옮김
한국경제신문

결핍의 반대말은 풍요다. 세계 각국의 정치권은 국민에게 대립과 갈등의 산물로 결핍을 줄 수도 있고 협치와 조화의 선물로 풍요를 안길 수도 있다. 이를 뺄셈의 정치냐, 덧셈의 정치냐로 정의하기도 한다. 현실적으로 풍요와 덧셈을 낳는 정치는 쉽지 않다. 요즘의 미국이 그 대표적인 예다.

풍요를 뜻하는 『어번던스』는 ‘결핍의 늪에 빠져 헤매는 미국을 어떻게 하면 다시 생산적인 나라로 바꿀 수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나온 자기반성서다.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팟캐스트 진행자들인 에즈라 클라인과 데릭 톰슨이 함께 쓴 책이다.

지은이들은 “미국은 성장을 너무 두려워하는 진보주의 운동과 정부의 개입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보수주의 운동 사이에 끼어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통적인 리버럴인 이들은 특히 같은 진보 진영인 민주당에 대한 애정 어린 비판에 집중했다.

이 책에는 미국 리버럴 진영이 지난 50년 동안 성장과 풍요의 기회를 날려 버린 다양한 사례가 정밀하게 분석돼 있다. 캘리포니아주 등 민주당 텃밭 지역에서는 주택 공급을 제한하는 각종 토지 용도 규제가 주택 가격을 폭등하게 만들고 노숙자를 양산하는 요인이 됐다고 지적한다. 한때 급증하던 풍력과 태양광 시설 설치와 배터리 제조는 시대에 뒤떨어진 승인 규정과 조달 규정으로 민주당 연합 세력이 분열되면서 속도가 둔화됐다. 가장 비전 있는 과학 연구를 포기하게 만드는 규제 및 지원 체제를 용인하고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연장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 발견을 가로막아 왔다.

노벨상 왕국인 미국은 과학·기술·발명의 나라이지만 이를 실용화하는 실적은 매우 뒤떨어진다. 미국은 반도체, 태양전지 등 온갖 첨단 기술을 가장 먼저 개발했지만 해당 산업 분야에서 다른 나라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이 책이 지적하는 ‘미국병’을 신속히 바로잡지 않고서는 다시 풍요의 길로 가는 ‘미국몽’을 실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점점 더 여러 면에서 미국의 비효율성과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한국에도 이 책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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