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北 부동산 사고 싶다"…英 앤드루 전 왕자 최측근 엡스타인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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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마운트배튼-윈저 전 왕자(가운데)의 최측근인 데이비드 스턴이 엡스타인을 통해 북한의 부동산 매매를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체포돼 조사를 받은 후 풀려나는 앤드루 전 왕자. 로이터=연합뉴스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친동생이자 왕실의 문제아로 낙인찍힌 앤드루 마운트배튼-윈저(전 앤드루 왕자)의 최측근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을 통해 북한 최고위층 접촉과 부동산 투자를 모의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21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는 미국 법무부가 '제프리 엡스타인 투명성법'에 따라 공개한 350만 페이지 분량의 기밀문서를 인용해, 앤드루의 심복이자 오른팔로 불리는 데이비드 스턴이 엡스타인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을 보도했다.
앱스타인 스캔들에서 북한 관련 내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스턴은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던 2018년 6월 12일 엡스타인에게 보낸 메일에서 "북한에 가서 '1번(No.1)'을 만나고 싶다"며 "미국 채널을 통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구체적인 접촉 방식까지 제안했다.
여기서 '1번'은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텔레그래프는 분석했다.
이어 이틀 뒤인 14일에는 "스티브 배넌(트럼프 전 전략가)에게 내가 북한에 갈 수 있는지 물어봐 달라"며 "나는 자금이 있고, 북한의 가장 좋은 부동산(the best real estate)을 사고 싶다"고 투자 의사를 밝혔다.
엡스타인은 이 메일에 대해 "북한에 대한 제재(sanctions)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잘 모르겠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북한은 핵 실험으로 인해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어 외국인의 투자가 엄격히 금지된 상태였다.
문서에는 스턴이 중국 베이징의 한 북한 식당을 방문해 '찐 개 다리(steamed dog legs)' 요리를 먹었다는 등의 사적인 언급도 포함돼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번 문건 공개는 지난 19일 앤드루가 공직 비위 혐의로 전격 체포된 직후에 나와 그를 더욱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 영국 경찰은 앤드루가 과거 무역 특사 재직 시절 취득한 정부 기밀 정보를 엡스타인에게 유출했는지를 집중 조사 중이다.
이번 북한 관련 이메일은 앤드루 측이 엡스타인을 창구 삼아 국제법을 위반하는 위험한 비즈니스에 관여하고 시도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거론된다.
한편 영국 정부는 앤드루를 왕위 계승 서열에서 완전히 제외하는 법안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앤드루는 이미 지난해 10월 엡스타인 스캔들로 왕자 칭호와 모든 작위를 박탈당했지만 현재 왕위 계승 서열 8위는 유지하고 있다.
루크폴라드 국방부 장관은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그를 계승 서열에서 제외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영국인 82%가 이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영국 정부는 버킹엄궁과 협의를 거쳐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그의 계승권을 박탈하기 위한 법적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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