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확전되는 의·약 갈등…약사회 “성분명 처방하라”에 의사단체 “약 배송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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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와 약사가 해묵은 갈등인 ‘성분명 처방’을 놓고 다시 거세게 충돌하고 있다. 성분명 처방은 의사가 특정 제약사의 제품명을 지정해 처방하는 대신, 의약품의 성분명으로 처방하여 약사가 동일 성분의 다른 제품을 조제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약사들의 제도 도입 요구에 의사들은 ‘약 배송’으로 맞불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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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분명 처방'을 반대하는 서울시의사회의 옥외광고. 사진 서울시의사회

최근 서울시의사회는 성분명 처방을 반대하는 옥외광고를 게시했다. 의사회는 ‘성분명 처방은 (국민) 생명을 건 도박’이라는 광고를 지난달부터 내걸며 제도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한약사회는 20일 성명을 내고 “의사회는 국가 의약품 관리체계를 부정하는 비과학적 선동과 국민 불안 조장을 즉각 중단하라”며 해당 광고의 철거를 요구했다. 같은날 의사회는 성명을 내고 “국민 생명과 직결된 의약품 처방 문제에 대한 우려 제기를 '비과학적 선동'으로 규정하는 것은 건설적 논의를 가로막는 접근”이라며 “진정으로 환자 중심의 제도를 원한다면 약 배송과 선택분업 제도 또한 적극적으로 수용하라”고 했다. 환자가 약국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조제된 의약품을 배달을 통해 수령하는 약 배송과 병원 조제와 약국 조제 가운데 원하는 방식을 환자가 선택하게 하는 선택 분업은 약사계가 가장 기피하는 쟁점이다.

지난해 수급 불안정 의약품에 대한 성분명 처방 내용을 담은 약사법 개정안이 발의된 이후, 의사들과 약사들은 계속 평행선을 달려오고 있다. 양 측의 주장이 가장 첨예하게 부딪히는 부분은 제네릭(복제약)의 신뢰도다.

약사회는 “제네릭이 식약처의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통과한 과학적으로 검증된 약”이라며 “이를 부정하는 의사회의 주장은 국가 관리체계를 부정하는 자가당착”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의사회는 “국가 허가가 곧 임상적 동일성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임상 현장에서는 고령 환자, 다제약 복용 환자, 만성질환자, 소아·취약계층 등에서 제형 차이, 복용 순응도 차이가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맞서고 있다.

의료계 내 직역 간의 갈등은 이뿐만 아니다. 최근 한방 난임치료의 의학적 효과와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범위를 두고 의학계와 한의학계 사이에서 고소·고발 및 비방전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대한의사협회는 한방 난임치료가 과학적 근거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사업 중단과 과학적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한의계는 이미 효과가 입증됐다는 입장이다.

한의계 내부에선 폐지된 침구사 제도를 부활시키려는 움직임에 대해 한의사협회가 전문성 침해와 무면허 의료행위 조장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과거 국내엔 침과 뜸을 전문으로 하는 ‘침구사’ 제도가 있었으나, 1962년 의료법 개정으로 한의사 제도로 통합되면서 신규 배출이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 12월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후 침구사를 다시 양성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의계는 이를 ‘일제의 잔재’로 부르면서 반대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의료행위인 침과 뜸은 마땅히 의료전문가인 한의사에게 맡겨야 국민 건강과 생명을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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