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당명 개정도 무산된 국민의힘...장동혁 리더십 점점 코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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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22일 당명 개정을 6월 이후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을 그대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선거를 100일가량 앞둔 시점에 당명을 바꿀 경우 역효과가 클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약 2시간 동안 비공개 최고위에서 당명 변경 안건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서는 앞서 국민의힘 당명개정 태스크포스(TF)가 2개로 압축한 ‘미래연대’와 ‘미래를 여는 공화당’ 등 최종 후보군이 보고됐다. 당 상징색도 기존 빨간색에서 하늘색과 보라색 등으로 바꾸는 방안이 올라갔다. 하지만 지도부는 격론 끝에 결국 선거를 치른 이후 당명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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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마친 뒤 당 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20260220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당명이 당헌·당규 및 강령 개정과 맞물려 충분한 논의를 거쳐 개정돼야 하고, 선거를 앞두고 시간이 촉박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브리핑했다. “짧은 시간 내에 당명, 당 로고와 색깔 등을 바꾸는 작업을 모두 마무리하는 게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지도부 관계자)라는 의견이 최고위 내부에서 강하게 제기됐다고 한다. 전국 당사의 구조물과 명함 교체 등 당명 개정으로 인한 비용이 만만치 않은 점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초선 의원은 “다른 간판을 달고, 당색까지 바꿀 경우 정치에 별로 관심 없거나, 고령의 유권자들은 우리가 어느 정당인지 모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최종 당명 후보군이 알려진 이후 의원들 사이에서 비토 정서가 컸던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 원내지도부 인사는 “최종적으로 나온 두 가지의 당명이 신선하지도, 그렇다고 보수의 가치를 대변하지도 않은 느낌”이라며 “차라리 국민의힘을 유지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당 지도부는 23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명 개정 순연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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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5247〉 간판 지운 국민의힘 중앙당사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국민의힘이 오는 3·1절 새 당명 발표를 앞두고 당명 개정 작업을 마무리 중인 가운데 1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간판에 기존 당명을 지운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당명 개정이 완료되면 2020년 9월 출범 이후 제1 보수 정당으로 사용돼 온 '국민의힘'은 두 차례 총선 패배와 20대 대선 승리, 탄핵과 21대 대선 패배를 기록으로 남긴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2026.2.18 xxxxxxxxxxxxxxxxx/2026-02-18 13:43:04/ 〈저작권자 ⓒ xxxx-xxxx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야심차게 추진하던 당명 변경 카드가 무산되면서 장 대표는 또 한 번 리더십 위기에 몰리게 됐다. 특히 장 대표가 지난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 무기징역 선고 이후 “계엄은 ‘내란’이 아니다”라며 절윤을 거부하면서 친한계와 개혁 성향 의원뿐만 아니라 친윤계에서도 비토 정서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한 친윤계 의원은 “지역구 민심이 최악”이라며 “이대로라면 6·3 지방선거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2%로 더불어민주당(44%)의 절반에 그쳤다(※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수도권의 한 의원은 “당원들이 당의 행보에 화조차 내지 않는 무관심 상태”라며 “느슨한 보수층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지도부 공개 비판은 불붙고 있지 않다. 장 대표 입장문 발표 이후 “국민의힘을 진정한 보수의 보루로 생각해왔던 사람들이 떨쳐 일어서야 할 때”(조경태 의원) 등 개혁 성향 의원들이 비판에 나서고 있지만, 다수의 의원들 사이에선 지도부 퇴진 시 ‘플랜B’가 마땅치 않다는 우려가 더 크기 때문이다. 계파색이 옅은 한 중진 의원은 “지도부가 붕괴하면 혼란이 극심할 것”이라며 “선거를 승리로 이끌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 없는 만큼 대표에게 무작정 물러나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한 친한계 의원은 “장 대표가 물러난 뒤 개혁 성향 지도부가 들어서서 선거를 패배하면 또다시 ‘윤어게인’ 세력이 공천권을 거머쥘 수 있는 우려가 크다”고 했다.

아무도 대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내홍은 심해지고 있다. 전·현직 원외 당원협의회 위원장 25명이 지난 21일 “당을 민심 이반의 늪으로 밀어넣지 말라”며 장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자, 원외 당협위원장 협의회가 현직 당협위원장 71명과 함께 22일 “장 대표의 정당성을 흔드는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정면충돌했다. 23일 의원총회에서 장 대표의 입장문을 둘러싼 당 주류와 친한계 및 개혁파 간 격론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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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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