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지금은 청키 말고, 납작한 ‘로우 프로파일’ 스니커즈 신어야 할 때 [더 하이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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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함이 가고 슬림함이 왔다. 투박하고 과장된 디자인의 ‘청키 스니커즈’ 인기가 정점을 찍으면, 반동처럼 슬림한 실루엣이 등장한다. 최근 몇 시즌 동안 패션업계는 스니커즈의 ‘높이’를 낮추는 데 주목했다. 두툼한 아웃솔과 과장된 부피감 대신, 군더더기 없는 라인의 바닥에 밀착된 디자인이 부상했다. 이른바 ‘로우 프로파일 스니커즈(Low-profile Sneaker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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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작한 운동화, 로우 프로파일 스니커즈가 올봄의 신발로 부상할 전망이다. 사진은 프라다가 올봄 시즌 내놓은 컬랩스 리나일론 및 스웨이드 엘라스틱 스니커즈. 사진 프라다

로우 프로파일이란 남의 눈에 띄지 않도록 저자세로 몸을 낮추거나 조용히 행동하는 상태를 뜻한다. 밑창이 얇고 납작한 형태의 스니커즈 디자인이 몸을 바닥에 낮춘 것과 비슷해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로 여성 신발에서 많이 사용됐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남성복 컬렉션에서도 로우 프로파일 실루엣을 적용한 스니커즈가 대거 선보이며 ‘올해의 스니커즈’로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복싱화·러닝화 닮은 납작 운동화

다른 운동화와 마찬가지로 로우 프로파일 스니커즈 역시 스포츠에서 출발했다. 대표적으로 빠르게 발을 움직여야 해서 무게가 가볍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 필요한 복싱화가 떠오른다. 1960년대 유행했던 솔이 얇은 러닝화에서도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가벼운 스포츠화에 뿌리를 둔 로우 프로파일 스니커즈가 올봄 주력 신발로 등장한 데엔 Y2K 패션 트렌드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통 넓은 와이드 팬츠, 가로로 긴 이스트 웨스트 백 등 Y2K 패션을 대표하는 스타일이 수평적인 비율을 강조하니 이와 어울리는 납작한 신발에 주목할 수밖에 없었던 것. 또한 얇은 아웃솔과 슬림한 비율 덕분에 발이 더욱 길고 날렵해 보인다는 장점도 한몫한다. 발목선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니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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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제니가 아크네 스튜디오의 레이스업 슈즈를 신고 있다. 발레 플랫을 떠오르게 하는 납작한 실루엣의 스니커리나로 발레 코어 스타일을 완성한다. 사진 제니 인스타그램 캡처·아크네 스튜디오

이런 흐름엔 ‘발레 코어(Ballet Core)’도 빠질 수 없다. 2024년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발레 코어란 발레복을 일상복에 접목한 스타일이다. 부드러운 파스텔 톤과 몸에 밀착되는 실루엣, 가벼운 플랫 슈즈가 대표적이다. 발레 플랫과 스니커즈를 결합한 ‘스니커리나(Sneakerina)’가 등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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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비통은 지난해 스니커즈와 발레 플랫을 결합한 'LV 스니커리나'를 선보였다. 납작한 실루엣을 갖췄고 스니커즈 옆면은 루이 비통 로고로 장식했다. 올해는 오리엔탈 카펫에서 영감을 받은 태피스트리 소재로 LV 스니커리나 라인을 확장했다. 사진 루이 비통

가벼운 봄 패션에 경쾌함 더해

이런 흐름에 브랜드도 호응하고 있다. 샤넬은 올 봄·여름 시즌 신발로 납작한 형태의 플랫 슈즈와 메리 제인 슈즈, 카프스킨 소재의 슬림한 로우 프로파일 스니커즈를 선보였다. 길고 날렵한 실루엣, 앞코의 컬러를 달리한 투톤 디자인은 메종의 클래식한 펌프스와 플랫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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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은 로우 프로파일 비율을 갖춘 스니커즈를 선보였다. 앞코의 컬러가 다른 투톤 디자인은 샤넬의 플랫을 떠오르게 한다. 사진 샤넬

프라다 역시 납작한 실루엣의 리나일론, 스웨이드 가죽 소재의 ‘컬랩스 스니커즈’를 출시했다. 힘을 빼고 빛·공기를 머금은 듯한 가벼운 분위기를 강조한 올 봄·여름 컬렉션에 맞췄다. 납작한 스니커즈는 전체적인 실루엣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스타일을 날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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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디 핏 스니커즈는 메시 소재에 가죽 디테일을 더했다. 가볍고 뛰어난 착화감을 자랑한다. 사진 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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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시가 올봄 선보인 글라이드 스니커즈. 낮고 슬림한 라인에 강렬한 색감이 돋보인다. 사진 지방시

가벼운 실루엣의 패션을 제안한 펜디의 신발장에도 납작한 ‘핏 스니커즈’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펜디가 올봄 제안한 무릎 위로 올라온 짧은 길이의 팬츠, 지퍼를 사용해 스포츠웨어 무드를 녹여낸 남성 수트에 납작한 스니커즈는 경쾌함을 더한다.

올봄 지방시는 나일론·스웨이드 소재의 ‘글라이드 스니커즈’를 선보이며 미니멀로의 변화를 시사했다. 지난해까지 대표 운동화로 내세웠던 솔이 두꺼운 러닝화(스펙터) 대신 낮고 슬림한 라인을 강조했다. 여기에 선명한 빨강·파랑 등 강렬한 컬러를 사용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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