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들아 고생시켜서 미안하다”…대전 안전공업 화재 사망자 첫 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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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대전 중구 충남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안전공업 희생자 최모씨 발인식이 열린 가운데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뉴스1
"아들아, 좋은 데로 가라. 고생시켜서 미안하다."
25일 대전시 중구 충남대병원 장례식장. 사망자 최모(40)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울부짖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 사고로 숨진 최씨 발인이 엄수됐다. 사망자 14명 가운데 첫 발인이었다.
최씨는 지난 21일 새벽 공장 별관 2~3층 사이 복층 휴게실 공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곳은 도면과 대장엔 나와 있지 않은 불법 시설로, 사망자 9명이 발견된 장소다. 최씨는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발견돼 신원 확인 후 가족에게 인계됐다. 최씨 부친은 “아들을 차가운 냉동고에 오래 두기 싫다”며 이날 비교적 빨리 발인했다. 참사가 난지 5일 만이다.
이날 오전 8시 20분쯤 최씨 빈소는 그의 아내와 부모, 두 초등학생 아들과 친척이 통곡하는 소리로 가득 찼다. 최씨 어머니는 영정 앞에서 “우리 아들 보고 싶어라”라며 오열했다. 아홉 살인 둘째 아들은 몸보다 커 바지 밑단이 끌리는 상복을 입은 채 통곡하는 엄마의 허리를 꼬옥 껴안았다. 열 살 첫째 아들은 연신 눈물을 닦으며 할머니를 끌어안았다.
25일 대전시 충남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안전공업 사망자 최모씨의 발인식이 열렸다. 최씨의 시신이 담긴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최씨 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뉴스1
최씨 아내는 무릎을 꿇은 채 운구차에 실린 관을 붙잡고 한동안 눈물을 쏟았다. 최씨 어머니와 큰아들은 영정 사진을 쓰다듬었고, 아버지는 “우리 아들 고생 많았다”라며 오열했다. 유족들은 “그동안 힘들었지, 이제 편히 쉬어” “이놈아, 생때같은 두 아들을 남겨놓고 어떻게 먼저 가느냐” 사랑과 원망 섞인 말로 최씨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최씨는 혼자 벌어 네 식구를 부양해 온 성실한 가장이었다고 한다. 최씨 고모부 김모씨는 “사고 전날에도 아버지 집에 와서 밭일을 도왔다”며 “삼형제 중 가장 믿음직한 둘째였다”고 회상했다.
“신망 두터웠던 동료”
25일 대전 서구 을지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안전공업 화재 사고 희생자 김모씨의 발인식이 진행되고 있다. 곽주영 기자
이날 대전시 서구 을지대병원 장례식장에선 또 다른 사망자 김모(46)씨 발인이 엄수됐다. 영정 사진 속 고인은 평온하게 웃는 모습이었다. 영정이 빈소를 나서자 김씨 가족과 친구, 안전공업 직원들이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고인의 직장 동료는 “너무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하늘에서는 편히 쉬었음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와 같은 부서 소속이라는 직원은 “고인과 엔진벨브 만드는 라인에서 교정 작업을 했다”며 “워낙 꼼꼼하고 성실해서 동료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웠던 친구”라고 말했다. 친구 서모(46)씨는 “친구가 생전에 고생을 많이했다. 부디 평안하게 잠들길 바란다”고 했다.
25일 기준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14명 가운데 최씨와 김씨를 포함한 3명은 이날 발인한다. 나머지 7명의 발인은 26일 예정이며, 2명은 발인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2명은 아직 신원 확인 작업이 끝나지 않아 가족에 인계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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