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동 확전 현실화…환율 1520원 선도 뚫어, '러·우 전쟁 악몽’ 되살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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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신한은행 본점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있다. 신한은행 제공

30일 중동 전쟁 확전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야간 거래에서 한때 1520원 선을 뚫었다.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도 장중 5% 넘게 급락하며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전쟁 장기화 불안이 커지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쇼크와 긴축 우려가 짙어지는 양상으로 풀이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에서 전 거래일보다 6.8원 오른(원화값 하락) 1515.7원에 마감했다. 이후 야간 거래에서 상승 폭이 커졌다. 이날 오후 4시 43분께 1521.1원까지 뛰었다. 환율이 장중 1520원 선을 넘어선 것은 2009년 3월 10일(장중 최고 1561원) 이후 17년여 만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을 순매도한 것도 원화가치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작용한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30일까지 31조3790억원어치 코스피 주식을 팔아치웠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다. 이날 코스피는 개인과 기관의 순매수에 힘입어 낙폭을 일부 줄였지만, 전날보다 2.97% 하락한 5277.3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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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이날 변동성을 키운 트리거는 중동 확전 공포다.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의 참전과 미국 지상군 투입 가능성이 맞물리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봉쇄 우려까지 겹치며 글로벌 공급망 마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30일 오후 3시 30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ㆍ5월물)는 배럴당 100.61달러로 다시 100달러 선을 넘어섰다. 같은 시간 브렌트유(5월물 선물)는 배럴당 115.04달러로 이달 들어 58.7% 치솟았다.

시장은 이번 중동사태를 에너지 쇼크를 넘어 전쟁 장기화와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까지 불러올 ‘복합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전쟁 초기 안정적이던 캐나다ㆍ호주 등 원자재 수출국 통화까지 약세로 돌아섰다”며 “시장이 복합 리스크를 반영하기 시작한 신호”라고 말했다.

2022년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의 긴축 악몽이 재연될 우려도 커졌다. 당시에도 유가와 곡물 가격이 뛰고, 인플레이션 우려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긴축 엑셀을 밟았다. 2022년 초 연 0.25%였던 정책금리를 그해 말 연 4.5%까지 인상했다. 같은 해 1191.8원으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질주하는 강달러에 9월 말 1439.9원으로 250원 가까이 솟구쳤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전쟁 장기화로 유가가 상승하고, 미국이 긴축 가능성을 시사할 경우 강달러 압력이 본격화될 수 있다”며 “현재 1차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530원 선을 넘어설 경우, 1600원대 진입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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