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완전 자율주행"이라더니...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해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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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개통한 A741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 내부 모습. 안전관리요원이 운전대를 잡지 않고 있다. 김민욱 기자

30일 오전 3시30분, 서울 은평구 구파발역 입구 버스정류장. 이날 정식 개통한 A741 ‘새벽동행 자율주행 버스’가 천천히 들어왔다. 일반 시내버스와 달리 차체는 파란색이 아닌 흰색이었다. 버스 번호 앞 ‘A’는 자율주행(Autonomous)을 뜻한다.

자율주행이지만 무인은 아니다. 운전석에 버스운전 자격을 갖춘 안전관리요원 김명호(61)씨가 탑승해 있었다. 현행 법규 상 돌발 상황 대비를 위해 반드시 안전관리요원이 동승해야 한다. 승객 2명을 태운 A741번 버스는 다음 정류장을 향해 부드럽게 출발했다. 김씨는 운전대에 손을 올리지 않았고, 가속페달도 밟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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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 'A741' 모습. 차량 전면에 자율주행차의 '눈'이 돼줄 여러 센서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차량 외부에는 자율주행의 ‘눈’ 역할을 하는 센서가 달려 있다. 카메라 7대와 라이다 4대, 레이더 1대 등 센서가 주변 지형과 사물을 실시간으로 인식한다. 여기에 고정밀 지도와 차량통신기술(V2X)을 기반으로 구파발~양재역 23.5㎞ 구간을 왕복 1회 운행한다. 차량 내부에 설치된 중형 모니터에는 다음 정류장까지의 남은 거리와 도착 시간, 주변 차량 정보가 끊김 없이 표시됐다.

서울시는 지난 29일 A741번 버스가 전국 최초로 전 구간 자율주행으로 운행된다고 강조했다. 기존 자율주행 차량은 교통약자 보호구역에서 반드시 수동으로 전환해 운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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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741차량 내부 모니터에 자율주행 운행 정보가 표시돼 있다. 김민욱 기자

하지만 이날 A741번 버스가 은평구 녹번역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 들어서자 “자율주행을 해제합니라”란 안내 음성이 흘러나왔다. 그러자 곧바로 김씨가 운전대를 잡았다. 약 500m 구간을 수동으로 통과한 뒤에야 자율주행이 다시 시작됐다. 서대문구 무악재역 300여m 어린이보호구역에서도 같은 장면이 반복됐다.

정부는 1월 26일 자율주행을 위한 교통약자 보호구역 규제를 완화했다. 국토교통부가 사업자의 안전운행 계획 등을 검토해 보호구역 내 자율주행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서울시가 예상한 개통 일정에 비해 국토부 판단이 늦어진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호구역 내 적정 주행 속도 등 돌발상황 대응 기준을 놓고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이미 개통 안내가 이뤄진데다 새벽에 출근하는 시민들을 위해 (개통을) 미루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주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면 자율주행 운행 여부와 관계없이 A741번 버스를 이용한 승객들은 대체로 만족해했다. 일반 차로에서의 차선 변경은 자연스러웠고, 교차로 좌회전과 터널 진출입도 큰 흔들림 없었다. 승객 김중현(17)씨는 “신호를 무리하게 넘거나 과속하지 않아 승차감이 편안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명동성당 앞 도로에서 신호가 급변하는 ‘딜레마존’ 상황에서 자율주행 버스는 급정거했다. 횡단보도 정지선을 지키기 위해 갑작스럽게 멈추는 모습도 이어졌다. 자율주행 업체 A2Z 관계자가 “안전을 우선한 설정”이라지만 실제 교통 흐름과는 다소 동떨어져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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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741 자율주행 버스는 20인승이다. 김민욱 기자

특히 실시간 도착정보가 연동되지 않아 운행 중인데도 포털에서는 ‘도착 예정 정보 없음’이 표시되기도 했다. A741번 버스는 급행이다. 기존 741번의 64개 정류소 가운데 이용 빈도가 많은 34곳만 정차하는데,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한 한 승객이 “내려달라”고 안전요원에게 말해 예정에 없던 정류장에 멈추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운행 과정에서 드러난 보완점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자율주행 버스를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새벽 시간대 교통 수요와 운전기사 수급의 어려움을 고려한 조처다. 4월까지 상계~고속버스터미널, 금천구청~광화문 등 2개 노선을 추가로 신설하고, 장기적으로는 서울 전역을 잇는 자율주행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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