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충전할 돈 없어"vs"온가족 출동"…지역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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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였던 지난 2020년 10월 31일 경기 의정부제일시장에서 지역화폐 홍보를 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아파트에 거주하는 박모(53)씨는 매월 첫날 지역화폐 ‘인센티브 사냥’에 나선다. 3월 수원 지역화폐 인센티브 지급 한도는 5만원으로 50만원을 충전하면 55만원이 된다. 4인 가족이 모두 충전에 성공하면 20만원이 생긴다. 박씨는 “가족 모두 매달 30만~50만원씩 충전을 한다”며 “순식간에 인센티브가 동나기에 가족 중 1명이라도 성공하길 바라면서 스마트폰을 붙든다”고 했다.

광교에서 불과 5㎞, 팔달구 지동 단독주택에 사는 김모(33)씨에게 지역화폐 충전은 그야말로 딴 세상 이야기다. 세 자녀를 둔 김씨는 “매달 빠듯한 살림살이에 현금 50만원이 어디서 나오느냐”며 “사무실 청소 아르바이트 일을 하는 시간과 충전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접속해야 하는 시간이 거의 겹치는 데다 손에 쥔 현금도 거의 없어 지역화폐 충전은 엄두도 못 낸다”고 했다.

매달 초 지역화폐 인센티브 충전을 놓고 경기도 내 각 지역에서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거주 환경이 좋고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민들은 “오늘은 가족 모두 ‘풀충전’ 기원” “서버가 다운되는 건지 왜 이렇게 접속이 느리냐”며 지역화폐 인센티브 충전 과열 현상을 빚는다. 반면 소득 수준이 낮은 지역의 일부 주민들은 “당장 생활비도 빠듯하고 카드값 갚기도 버거운데, 인센티브는 무슨 인센티브냐” “민생 정책이라는 지역화폐도 돈이 돈을 버는 구조라 한탄만 나온다”는 반응이다.

30일 도 경제실에 따르면 도내 31개 시·군의 이달 지역화폐 인센티브는 8~12%다. 고양시가 10만원을 충전하면 8% 인센티브율로 8000원을 지급해 지급 한도가 가장 낮고, 연천군이 200만원 충전에 12%인 24만원을 지급해 지급 한도가 가장 높다. 매번 인센티브 지급이 조기 종료되는 수원시와 용인시의 이달 지급 한도는 50만원 충전 시 10%인 5만원이다. 설·추석 명절 연휴가 낀 달엔 일시적으로 인센티브율을 20%로 올린다.

올해 도 전체 지역화폐 발행액은 3조5288억3300만원으로 인센티브 지원 예산은 국비 1091억원, 도비 705억원, 시·군비 1058억원 등 2856억2700만원이 잡혀있다. 행정안전부는 시·군이 신청하는 발행액에 맞춰 국고보조금을 교부한다. 발행액이 많은 지자체는 광명 3400억원, 파주 3366억원, 수원 2890억원, 남양주 2762억원, 부천 2550억원, 시흥 2295억원, 용인 2040억원 순이다. 발행액이 적은 곳은 연천 230억원, 동두천 276억원, 의정부 297억원, 의왕 348억원, 과천 415억원, 여주 425억원 순이다. 대체로 경기 남부권의 경제 규모가 있는 지자체가 발행액이 많고, 북부권 지자체 발행액이 적은 편이다.

재정자립도가 높은 화성과 성남은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로 예산이 지원되지 않으며, 가평과 연천은 인구 감소지역으로 국비 7%, 도비 2%, 군비 3%를 합쳐 인센티브율 12%를 맞췄다. 이외 27개 시·군은 국비 3%, 도비 2%, 시·군비 3%를 합쳐 기본 인센티브율이 8%다. 인센티브율이 이보다 높은 경우 시·군 예산을 추가 투입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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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3월 제2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현장 신청 첫날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들이 재난기본소득 지역화폐 카드를 수령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화폐 충전이 빈익빈 부익부로 치닫는 것뿐 아니라 지역화폐 운영대행사인 코나아이의 지역화폐 결제 수수료(0.15~1.15%)에 대한 문제 제기도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려고 코나아이는 지난해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총 55억원을 사회공헌기금으로 내놓기로 했으나 이마저 대부분 지역화폐 인센티브 보전 금액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이용호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부위원장은 “인센티브 보전용이 아니라 경기도 차원의 통합 재단에서 관리하며 저소득층,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실질적 복지사업에 사회공헌기금을 써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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