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화영 “검사가 회유” 녹취 진실은…진술 번복 당시 무슨 일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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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023년 6월 대북송금 수사를 받던 중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을 바꾼 경위를 두고 진실 공방이 다시 불붙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사가 수사 거래를 제안하며 진술을 회유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박상용 검사를 비롯한 당시 수사팀은 “자백 뒤 변호인이 먼저 선처를 요청해 이를 설명하거나 거절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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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오른쪽)가 지난해 10월 14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박상용 검사를 지나쳐 발언대로 이동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논란은 최근 전용기 민주당 의원과 당시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민주당 청주시장 예비후보)가 2023년 5~6월 박 검사와 서 변호사 사이 통화 녹취를 잇달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전 의원은 31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2023년 5월 25일 통화 녹취를 공개하며, 박 검사가 서 변호사에게 “부인을 해서 지금 입장 그대로 가면 저희는 10년 이상 구형하는 거고”라고 말한 대목을 제시했다.

녹취에는 박 검사가 “자기 비리를 알고 있는 사람을 어떻게 사면을 해줍니까” “당의 입장은 (이 전 부지사의) 개인 비리라는 것”이라고 말한 내용도 담겼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검찰이 이 전 부지사를 회유하고, 진술 변경을 전제로 형량과 처분을 거래하려 한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공개된 2023년 6월 19일 통화 녹취에선 박 검사가 서 변호사에게 “이재명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공익제보자 적용이나 보석, 추가 영장 청구 보류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 “추가 수사들은 제가 다 못하게 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포함됐다. 민주당은 이를 ‘수사 거래’ 또는 ‘진술 설계’ 정황으로 보고 있다.

반면 박 검사는 녹취가 앞뒤 맥락이 잘린 짜깁기라고 반박한다. 당시 서 변호사가 이 전 부지사를 제3자 뇌물의 공동정범이 아닌 방조범으로 봐 달라며 감경이나 선처 가능성을 먼저 타진했고, 이에 대해 대응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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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석 변호사가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쌍방울 대북송금사건 검사 회의 의혹 핵심자료 공개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연어 술파티 회유” vs “국정원 문건 압박” 

진술 번복이 이뤄진 2023년 5~6월은 그해 1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국내 송환 이후 대북송금 수사가 급물살을 타던 시기였다. 검찰은 3월 이 전 부지사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한 데 이어 이 전 부지사와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제3자 뇌물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갔다. 당시 검찰은 김 전 회장 등으로부터 쌍방울이 경기도를 대신해 스마트팜 비용 500만 달러와 이 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대납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송금 관여를 부인하던 이 전 부지사는 2023년 5월 19일 돌연 입장을 바꿔 “도지사 방북 사업에 쌍방울이 관여했고, 이를 이재명 도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처음 진술했다. 이후 6월 말까지도 이 같은 진술은 구체화되거나 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태도 변화의 계기를 두고 해석은 엇갈린다. 이 전 부지사 측은 “2023년 5월 17일 이른바 ‘진술 세미나’와 ‘연어 술파티’를 통한 검찰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해당 의혹은 현재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가 수사 중이다.

반면 당시 수사 상황을 아는 관계자는 “5월쯤 검찰이 확보한 국가정보원 문건이 결정적 계기였다”며 “문건에 담긴 대북송금 흐름 정보가 김성태 전 회장,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 등의 진술과 일치했다”고 말했다. 객관적 증거가 확보되자 당시 경기도 대북사업 실무를 총괄했던 이 전 부지사가 태도를 바꿨다는 취지다.

수사 거래인가, 선처 요청인가 

녹취 속 ‘거래 제안자’가 누구인지도 핵심 쟁점이다. 서 변호사 측은 “검찰이 이재명 지사를 제3자 뇌물의 주범으로 몰기 위해 구체적 진술을 대가로 거래를 제안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수사팀은 이 전 부지사가 객관적 증거 앞에서 자백을 시작했고, 이후 서 변호사가 먼저 제3자 뇌물 혐의와 관련해 특가법상 뇌물이 아닌 일반 뇌물로, 주범이 아닌 방조범으로 의율해 달라는 선처 요청을 했다고 본다. 또 구속 상태의 이 전 부지사를 보석으로 풀어달라는 제안도 있었지만 법리상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는 게 수사팀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부지사의 아내 백정화 씨는 2024년 4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서 변호사가 ‘이재명에게 보고했다고만 하면 형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검찰 압박과 회유에 의한 거짓 진술"…이화영 재번복 

이후 이 전 부지사는 2023년 9월 “검찰의 압박과 회유에 의한 거짓 진술이었다”며 다시 입장을 바꿨다. 이듬해 4월 1심 결심공판에선 ‘연어 술파티’ 의혹도 공개했다. 민주당은 이를 근거로 “검찰의 조작 기소가 드러났다”며 재심 청구와 공소 취소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박 검사는 지난 30일 페이스북에 “이 전 부지사가 증거에 동의하지 않아 검찰 진술은 대북송금 등 확정판결의 증거로 사용되지 않았다”며 “수사팀은 이 전 부지사 진술이 없음을 전제로 보강수사를 거쳐 이 지사를 기소했다”고 적었다. 이 전 부지사 진술이 재판이나 공소 제기의 직접 근거가 아닌 만큼 재심이나 공소 취소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2025년 대법원에서 확정된 이 전 부지사 판결은 쌍방울의 800만 달러 대북송금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연어 술파티’에 따른 진술 회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이재명 지사의 관여 여부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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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2023년 7월 21일 옥중 자필편지. 사진 이화영 전 부지사 변호사측

김만배·남욱 등 무더기 증인 채택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앞으로 추가 녹취 공개와 증인신문 등을 통해 당시 수사 경위를 더 들여다볼 계획이다. 특위는 31일 전체회의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 관계자 100여 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선 김성태 전 회장, 이 전 부지사, 서 변호사 등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선 김만배·남욱·정영학씨 등이 포함됐다. 각각 사건을 수사했던 박 검사와 엄희준·강백신 검사 등은 이미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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