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힘든 가자 휴전…비상임이사국 새 결의안, 중러 찬성하자 美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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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이날 미국이 제출한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이 중국과 러시아 등의 반대로 부결됐다. AFP=연합뉴스

미국이 제출한 '가자지구 즉각 휴전 결의안'이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부결된 가운데, 비상임이사국 10개국 주도로 마련된 새 휴전 결의안이 25일(현지시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표결에 부쳐진다. 하지만 이 결의안을 놓고는 미국이 반대 의사를 나타내고 있어 처리 전망은 불투명하다. 가자지구에 대한 안보리 외교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를 놓고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면서, 가자지구 민간인의 인도주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가자 전쟁에서 인질 석방과 결부해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휴전’을 촉구한 미국의 결의안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안보리에서 부결됐다. 22일 유엔 안보리 15개 이사국 표결 결과 찬성 11개국, 반대 3개국, 기권 1개국이었다. 결의안은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찬성하되,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이 모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가결된다.

중국과 러시아가 문제 삼은 건 '반드시 해야 할 것(imperative)'이라는 문구이다. "통상 요구, 요청을 뜻하는 demand나 call이라는 표현 대신 imperative를 선택한 건 정치적이고 국제사회를 오도 하려는 공허한 수사"라는게 러시아 쪽 주장이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러시아는 단순히 미국이 작성한 결의안에 투표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라면서 "진정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10개국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휴전 결의안이 25일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라마단 기간(3월 10일~4월 9일)에 '지속 가능한 영구 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인도주의적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인질 석방, 가자지구 전역에 대한 인도적 지원 등의 내용도 들어있다. 23일 표결 하려고 했지만 한 차례 미뤄졌는데, 결의안 채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물밑 협상이 이유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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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대피하고 있는 민간인들이 구호 식량을 받기 위해 무리지어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는 이 결의안에 지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이번엔 미국이 반대다. 미국이 앞서 제출했던 결의안엔 포함됐던 '지속적인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는 조항이 빠졌기 때문이다.   미국 제출 결의안엔 "남아있는 모든 인질 석방과 휴전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국제 외교적 노력을 명백히 지지한다"는 문구가 담겨있다. 여기서 언급한 '국제 외교적 노력'은 미국·카타르·이집트가 진행하고 있는 협상 테이블을 말한다. 린다 토마스-그린 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이런 외교적 노력을 언급한 문구가 명시되지 않으면) 하마스가 휴전 협상 테이블에서 걸어나갈 변명거리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휴전 협상에 진전이 보이지 않는 사이 팔라스타인 최남단 라파에 몰려 있는 피란민 140만명의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특히 심각한 기아가 문제다. 이 지역 일대에 대한 이스라엘의 봉쇄로 구호품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항공기를 동원해 공중에서 가자지구로 구호품을 떨어뜨리고, 최근엔 선박을 이용해 식량 등을 보내기도 했지만 역부족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3일 라파를 방문해 기아 방지를 위한 원활한 구호품 반입과 휴전을 촉구했다. 그는 "국경의 한쪽엔 길게 줄을 선 구호품 트럭이, 또 다른 한쪽엔 기아의 긴 그림자가 드리웠다"며 "이는 도덕적 잔혹 행위"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이스라엘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카츠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은 자신의 SNS X(옛 트위터)에 "구테흐스 총장 체재 출범 이후 유엔은 테러를 숨겨주고 대담하게 하는 반유대, 반이스라엘 기구가 됐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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