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이탈리아·스페인 미군도 감축 시사… WSJ “미 국익 저해”

본문

bt84ba7951adf18545cbcc971e31b0b909.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려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뭇길에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주둔 중인 미군 감축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전날 독일 주둔 미군의 감축을 연구·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나온 발언이다. 하지만 주독 미군 감축 강행 시 미군 군사력을 약화할 수 있다. 이란 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 국방부(전쟁부) 입장에서 갑작스러운 주독 미군 철수는 어려울 거란 미 언론 매체 보도가 이어지는 등 비판적 반응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행정명령 서명 행사 후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독일처럼 일부 병력 철수를 고려 중인가”라는 질문에 “아마도, 그럴 것이다. 왜 안 되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는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고, 스페인은 정말 끔찍했다”고 했다. 스페인은 이란 전쟁에 투입된 미 군용기의 자국 영공 및 기지 사용을 제한했고, 이탈리아는 시칠리아 공군기지 활용을 한동안 허용하지 않았다.

트럼프 “필요할 때 없었다…기억해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그들을 도왔지만 우리가 필요로 할 때 그들은 곁에 없었다. 우리는 그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르무즈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군사작전 지원 요청을 정작 해협 이용 수혜국들이 거절했다며 거듭 불만을 표하고는 보복성 조치를 시사한 것이다.

한국도 호르무즈해협 수혜국이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 요청에 소극적이었다는 이유로 실망감을 드러내 온 만큼 주한미군 감축 우려가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미 국방부는 이와 관련된 언론 질의에 이날 “국방부는 잠재적인 병력 태세 조정 문제에 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주한미군은 여전히 억지력과 준비 태세에 집중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방어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변함없다”고 덧붙였다.

bt0401f391220ef5f0cc98ba1d2f9fab05.jpg

지난 3월 14일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에서 실시된 한ㆍ미연합 도하훈련에서 주한미군 장병들이 부교를 건넌 스트라이커 장갑차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주한미군 불똥 우려에 미 국방부 “노코멘트”

한·미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의 한국 이양을 준비 중인 가운데 전작권 전환이 이뤄지더라도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을 통해 억지력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을 거라는 전문가 분석도 나왔다. 이날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와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공동 콘퍼런스에 참석한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원은 “전작권 전환 자체만으로는 동맹을 약화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전작권 이양 이후에도 지속적인 역량을 제공할 것이다. 미국은 상호방위조약, 유엔군사령관으로서 한반도에서 지속되는 책임, 한반도 내 미군의 지속적 주둔을 통해 한국의 방위에 계속 묶여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독 미군 감축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선 오히려 미국 내에서 자국의 이익 저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직 군 관계자들과 분석가들은 독일 내 미군 병력을 대폭 감축하려는 움직임은 유럽만큼이나 미국에도 이익이 돼 온 현 체제의 기반을 뒤흔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독일과 유럽에 주둔한 미군은 독일인을 지키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위해 있는 것”이라는 벤 호지스 전 미 육군 유럽사령관 발언을 전했다.

“유럽 미군, 나토 아닌 미 국익 위해 복무”

미 싱크탱크 ‘미합중국 독일 마셜 펀드’의 대서양 양안 안보 연구책임자인 클라우디아 메이저는 “유럽에서 미군이 철수할 경우 전 세계에 힘을 투사하는 미군의 능력이 약화할 것”이라며 “해당 병력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인이 아니다. 그들은 미 국익을 위해 복무한다”고 WSJ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독미군 감축 검토 발표에 대해 미 국방부가 예상하지 못 했다는 의회 관계자 얘기도 전해졌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일부 미군을 독일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하자 미 국방 당국자들은 깜짝 놀랐으며 대통령이 실행에 옮길 의도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고 보도했다.

bte5f90edb4a0b549796af0b3049008aa2.jpg

차준홍 기자

“미 국방부 ‘주독미군 감축 검토’ 예상 못해”

한 의회 보좌관은 “국방부는 이를 예상하지 못했으며, 어떠한 형태의 감축도 계획하고 있지 않았다”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발언이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다소 돌발적으로 나왔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에 이어 이탈리아·스페인 주둔 미군의 감축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부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으며, 최고사령관이 선택한 시기와 장소에서 그의 명령을 수행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20년에도 주독미군 중 1만1900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그해 11월 대선에서 패배해 조 바이든 행정부로 바뀌면서 해당 계획은 무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독일과 미국의 안보 관계는 과거처럼 일방적이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독미군 감축 위협은 과거와 같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짚었다.

국토안보부 예산안 처리…셧다운 종료

한편 이날 미 국토안보부 예산안이 하원을 통과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 서명까지 이뤄지면서 국토안보부 셧다운(기능정지) 사태는 76일 만에 일단락됐다. 이번 국토안보부 예산안은 회계연도가 종료되는 오는 9월 30일까지의 예산을 지출하는 것으로, 이날 하원 의원들이 일제히 ‘찬성’을 외치는 구두 표결로 통과됐다.

국토안보부는 올 초 미네소타주에서 시민 2명이 이민 단속 요원의 총격에 사망한 사건 이후 강경 이민 정책을 둘러싼 여야 갈등 속에 예산안 처리가 무산되면서 지난 2월 14일 셧다운이 시작됐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6,605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