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거꾸로 그린 그림’의 거장, 독일 화가 바젤리츠 88세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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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의 바젤리츠. 지난 30일 88세로 세상을 떴다. 사진 마르틴 뮐러

독일 화가 게오르그 바젤리츠가 지난 30일(현지시간) 별세했다. 88세. 타데우스로팍 갤러리의 설립자 타데우스로팍은 “20세기 후반 독일 미술의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한 바젤리츠가 평온하게 눈감았다”며 “그의 작품에는 예술적 선조들과 지속적으로 맺어온 교감, 작가 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들과의 ‘대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밝혔다.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인 6일부터 조르조 치니 재단에서 개막하는 근작전 ‘황금빛 영웅’은 작가의 유작전이 됐다. 8월 서울 새문안로 세화미술관에서 회고전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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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아내 엘케가 찍은 28세의 바젤리츠. 사진 타데우스 로팍

1938년 동독 도이치바젤리츠에서 교사의 아들로 태어난 한스 게오르그 케른은 미술대학에서 ‘사회정치적 미성숙’을 이유로 정학 처분을 받았다. 탄광으로 끌려가 교화 교육을 받지 않으려고 1957년 서독으로 망명, 미술 공부를 이어갔다. 고향을 기리는 의미로 1961년부터 바젤리츠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대형 남성 누드화를 건 1963년 첫 개인전은 풍기문란하다며 폐쇄됐다.
그는 사회주의 리얼리즘 화가도, 추상 표현주의자도 아니었다. 1969년부터 캔버스를 거꾸로 놓고 그림을 그렸다. 대표작은 독수리 그림 연작. 제3제국과 전후 독일 연방 공화국인 상징이던 독수리를 거꾸로 그리니 땅으로 떨어지는 듯한 모습이 됐다. 1980년 안젤름 키퍼와 함께 베니스 비엔날레 독일관 작가로 참여하면서 내놓은 조각도 논란이었다. 한쪽 팔을 치켜든 채 누운 남자의 모습이 나치식 경례로 보여서다. 키퍼와 함께 그는 독일 신표현주의 화가로 불렸다. 이들은 국가에 대한 애증을 바탕으로 독일인들이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 현대사를 반추하는 작품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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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그 바젤리츠, 엘케, 세 개의 면, 2025, 캔버스에 유채 그리고 금색 물감, 300x215㎝ 사진 슈테판 알텐베르거

바젤리츠는 최근까지 황금빛 바탕에 인물을 거꾸로 그리는 ‘황금빛 영웅’ 시리즈를 그렸다. 주인공은 대체로 아내 엘케크레츠슈마, 서베를린으로 이주한 직후 만난 그래픽 디자이너다. 만년의 바젤리츠는 늙어가는 자신과 아내를 거꾸로 그렸다. 바젤리츠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나는 그림을 시작할 때 마치 땅을 일구고 구멍을 뚫듯, 혹은 남몰래 엿듣거나 되새김질하고 광물을 채굴하듯, 무엇이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지에 대해 고민한다. 그렇게 선과 형상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통해, 나는 내가 속한 세계를 넘어 또 다른 세계로 스스로를 실어 날랐다.”

6일부터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유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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