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행정부 ‘난맥상’ 파헤친 美 언론들, 퓰리처상 휩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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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난맥상을 집요하게 파고든 주요 언론들이 미 저널리즘 최고 권위의 퓰리처상을 휩쓸었다. 백악관의 언론 압박과 트럼프 대통령의 거액 명예훼손 소송이 이어지는 와중에 나온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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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워싱턴포스트(WP) 본사 편집국에서 WP가 퓰리처상 공공서비스 부문 수상자로 발표되자 로리 몽고메리·닉 바우먼 편집자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연방기관 대수술 파헤친 WP, 최고 영예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제110회 퓰리처상 공공서비스 부문 수상 언론사로 워싱턴포스트(WP)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WP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일론 머스크의 정부효율부(DOGE)를 앞세워 단행한 연방기관 대수술과 그 여파를 추적한 기사로 공로를 인정받았다. 공공서비스 부문은 퓰리처상 15개 저널리즘 부문 중에서 가장 높은 권위를 인정받는 상이다.

특히 WP는 제프 베이조스 사주 체제에서 대대적인 인력 감축이라는 내홍에도 해당 상을 받아 의미를 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퓰리처상 위원회는 WP 보도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혼란스러운 연방기관 개편을 둘러싼 비밀의 장막을 뚫고 감축의 인적 영향과 국가적 결과를 풍부하게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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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공공서비스 부문 수상팀 소속 해나 네이턴슨 기자가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워싱턴포스트(WP) 본사 편집국에서 수상 발표 뒤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NYT·로이터 등 트럼프 행정부 고발 보도 주요 부문 싹쓸이

뉴욕타임스(NYT)는 탐사보도 부문을 차지했다. NYT는 트럼프 일가가 걸프 지역 산유국들과 밀착해 가상화폐 사업에 손을 뻗친 정황 등 이해충돌 의혹을 파고들었다. 퓰리처상 위원회는 NYT 보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해충돌에 대한 제약을 어떻게 무너뜨렸는지, 그리고 권력과 함께 따라오는 돈벌이 기회를 악용해 가족과 측근들을 어떻게 부유하게 만들었는지 등을 심층적으로 다뤘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국가기관과 행정 권력을 동원해 정적에게 보복을 가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추적한 공로로 국내 보도 부문을 수상했다. 지역 보도 부문에서는 시카고트리뷴이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화된 이민 단속 작전을 기록한 보도로 선정됐다.

이밖에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은 가톨릭학교 개학 미사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을 신속하고 세밀하게 보도해 속보 부문상을 받았다. 국제 보도 부문에서는 AP통신이 수상했다. AP통신은 실리콘밸리가 개발하고 중국이 발전시킨 첨단 감시 기술을 미 국경순찰대(USBP)가 비밀리에 활용해온 실태를 짚었다. 9년 전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착취 범죄를 처음 폭로했던 마이애미 헤럴드의 줄리 K. 브라운 기자에게는 특별 표창이 수여됐다.

퓰리처 위원회 “검열 반대”…언론 압박 나선 백악관에 직격탄

이번 수상 결과는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언론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마저리 밀러 퓰리처상 사무국장은 수상 결과 발표에 앞서 “퓰리처상은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를 지지한다”며 “정부기관에 대한 접근권과 독립 언론, 시민적 담론을 지지하고 검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안타깝게도 현 시점에서 이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백악관과 국방부에 대한 언론 접근이 제한되고 대통령이 여러 인쇄·방송 매체를 상대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를 상대로도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는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과 트럼프 캠프의 연루 의혹을 다룬 보도가 2018년 퓰리처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데 반발해 수상 취소를 요구했지만 위원회가 이를 거부하자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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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뉴욕 컬럼비아대에 세워져있는 퓰리처상 안내 표지판. AP=연합뉴스

헝가리 출신 미국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의 이름을 딴 퓰리처상은 1917년 제정된 미국의 대표적 저널리즘·문학·출판상으로 뉴욕 컬럼비아대가 운영한다. 공공서비스 부문을 제외한 22개 부문 수상자에게는 1만5000달러(약 22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며 공공서비스 부문 수상 언론사에게만 별도로 금메달이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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