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대만 독립 시도 위험” “무기판매, 시진핑과 논의”…동맹 뒤흔들 트럼프 폭탄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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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 정원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 무기 판매와 독립 문제를 두고 유보적이거나 기존 미국 정부 기조와는 결이 다른 발언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힌 데 이어 “(판매 여부는) 중국에 달렸다”고 하고, 대만이 미국을 믿고 독립하려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해 인도·태평양지역 안보 구도 전반을 뒤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방송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결정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질문에 “승인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며 “그건 중국에 달려 있다. 솔직히 말해 우리에게 아주 좋은 협상 칩(카드)”이라고 답했다. 지난 1월 첨단 요격 미사일 등 140억 달러 규모의 대만 무기 판매 패키지가 미 의회에서 승인됐지만, 실제 계약은 수개월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만 무기판매, 美에 좋은 협상카드”
일각에선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속도를 늦춘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 회담 이후 승인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최종 결정을 중국과의 협상 상황 이후로 다시 미룬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중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가진 취재진과의 간담회에서는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문제를 “매우 상세히 논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시 중국과 사전 협의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기존 기조와 배치되는 것일 수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시진핑과 상세히 논의”…대만정책 후퇴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폭스뉴스 앵커 브렛 베이어와 인터뷰한 프로그램이 15일(현지시간) 방송되고 있다. 사진 폭스뉴스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1982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에 관해 중국과 협의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당신(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측과 상의한 것 같다”는 기자 물음에 “1982년은 꽤 오래된 과거”라며 “그(시 주석)가 그 문제를 꺼냈다”고 답했다. 이어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할까. 우리는 대만 문제, 그러니까 무기 판매를 포함한 전반을 매우 상세하게 논의했다”고 부연했다.
미국은 레이건 행정부 시절인 1982년 대만에 대한 ‘6대 보장’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시 중국과 사전 협의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항목이 있다. 이후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지원에 관한 한 중국이 개입할 여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무기 판매를 대중(對中)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을 드러내면서 미국의 대만 정책이 사실상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클 커닝엄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날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화상 토론회에서 “만약 (무기) 판매가 거부되거나 판매 규모·품목이 크게 변경되면 중대한 결과가 될 것이고 정말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中 대국, 대만 작은 섬…美, 전쟁 원치 않아”
지난 8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 앞 광장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과 함께 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대만 문제를 미국의 전략적 관점에서 중국과의 관계 속 하위 변수로 보는 듯한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은 엄청나게 강력한 대국이고 대만은 아주 작은 섬”이라며 “대만은 (중국으로부터) 59마일(약 95㎞) 떨어져 있는데, 미국은 9500마일(약 1만5000㎞)이나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대만 독립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는 전쟁을 원치 않으며 현 상태를 유지한다면 중국도 받아들일 거라 생각한다”면서도 “우리는 누군가 ‘미국이 우리를 지지하니까 독립하자’라고 말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제가 재임하는 동안에는 그들(중국)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 같지만 솔직히 말해 제가 없을 때라면 (대만 공격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지금 (대만) 독립을 원하는 인물이 그곳에 있다. 독립을 시도하는 건 위험한 일 ”이라고 했다.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정권이 독립을 추구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친 15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전용기(에어포스원) 내에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기내 기자 간담회에서 시 주석이 대만에 대한 무력 통일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음을 시사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미국이 대만을 방어하겠는가”라는 기자 물음에 “그 질문이 (회담에서) 나왔다. 시 주석에 내게 물었을 때 나는 ‘그런 것은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악시오스 “대만 물론 日·韓도 불안케 해”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중국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고 대만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지역 동맹국 안보에도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중국의 대만 공격 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억지력을 강조했던 기조와도 대비된다는 평가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들은 대만의 친미 정권은 물론 동맹인 일본과 한국까지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만 정책에 바뀐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폭스 인터뷰에서 “시 주석과의 회담 이후 대만인들이 더 안전하다고 느끼겠느냐”는 질문에는 “중립이다. 미국의 대만 정책은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고 답했다. 이번 인터뷰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다음 날인 15일 베이징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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