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그림자 함대 ‘쓰윽’ 들어와 원유 채웠다…中 수상한 정유소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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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둥성 일대의 정유소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칼과 도마, 접시와 프라이팬, 각종 그릇이 널린 부엌에서 ‘티포트(Teapot·찻주전자)’는 조연일지 모른다. 하지만 중국에 ‘티포트 정유소’는 무시 못 할 에너지 공급원이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최근 수십억 달러(수조 원) 규모 이란산 원유를 들여온 중국의 티포트 정유소 헝리석유화학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부터 같은 이유로 중국 정유업체 5곳 이상을 제재했다. 중국은 자국 기업에 미국의 제재를 따르지 말라고 지시했다.

CNN에 따르면 중국 산둥성 해안지대에는 거대한 원유 저장 탱크와 정유시설이 밀집해 있다. 이곳에서 일명 ‘티포트 정유소’로 불리는 중소 독립 정유업체가 중국 당국의 묵인 아래 이란산 원유를 휘발유·경유나 석유화학 제품으로 정제해왔다.

티포트 정유소는 세계 최대 정유업체인 중국석유화공(시노펙) 같은 회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작고, 설비도 단순하다. ‘부엌의 찻주전자’로 비유하는 이유다. 하지만 대규모 단지를 이뤄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다. 로이터는 티포트 정유소의 저장 용량이 중국 전체의 4분의 1가량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국영 정유사가 기피하는 값싼 제재 대상 국가 원유를 전문으로 수입해 정제한다. 에리카 다운스 컬럼비아대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 연구원은 CNN에 “산둥성의 중소 정유업체는 수익성이 매우 낮다”면서도 “러시아·베네수엘라·이란산 원유를 값싼 가격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생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 전쟁 발발 이전 기준으로 이란산 원유는 중국 해상 원유 수입의 약 13%를 차지한다. 지난해 거래 규모가 325억 달러(약 49조원)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케플러 관계자는 “중국이 안정적으로 원유를 조달할 수 있는 티포트 정유소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산 원유는 주로 싱가포르 해협 인근 동부 외항 정박지(EOPL)를 거쳐 중국으로 향한다. 일명 ‘그림자 함대(shadow fleet)’로 불리는 노후 유조선이 제재를 피하기 위해 위치추적장치를 끈 채 공해 상에서 선박 간 환적(換積)을 반복한다. 이후 원유를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산 원유로 ‘라벨 갈이(relabeling)’해 중국 산둥성 항구로 들여오는 식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도 지난해 2월 보고서에서 “중국의 말레이시아 원유 수입량이 (말레이시아 원유) 생산량을 초과한다”며 이란산 원유를 라벨 갈이한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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