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선배님, 이제 ‘안방’ 빼시지요

본문

btb9743e2c5e5e7afc028ba0efba0b8ab9.jpg

삼성 강민호와 두산 양의지가 지난 15년간 양분해온 골든글러브에 도전하는 키움의 22살 젊은 포수 김건희. [뉴시스]

강민호-강민호-강민호-양의지-양의지-양의지-강민호-양의지-양의지-양의지-강민호-양의지-양의지-강민호-양의지.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은 오롯이 두 선수의 이름으로 채워졌다. 양의지(두산 베어스)가 9차례, 강민호(삼성 라이온즈)가 6차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새 얼굴은 등장하지 않았다. 경험이 쌓여야 빛을 발하는 포지션인 만큼 젊은 선수들이 치고 나가기 쉽지 않다. 두 선수 뿐만 아니라 박동원(LG 트윈스), 최재훈(한화 이글스), 장성우(KT 위즈) 등도 소속팀 안방에서 ‘장기 집권’했다.

하지만 올 시즌 드디어 양강 체제에 균열 조짐이 보인다. 김형준(NC 다이노스), 조형우(SSG 랜더스) 등을 필두로 20대 젊은 포수들이 한꺼번에 주전을 꿰차며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bt8b11068c3d8878ff9e76cd7c6ad253a2.jpg

허인서. [사진 한화이글스]

‘신세대 안방마님’의 선두 주자는 한화의 ‘홈런 치는 포수’ 허인서(23)다. 25일까지 39경기에서 9개의 홈런을 때려내 포수 중 1위이자 리그 6위에 이름을 올렸다. 개막 전까진 베테랑 포수 최재훈의 존재감이 커 보였지만, 어느덧 허인서의 선발 출전 횟수가 많아졌다. 중심타선을 ‘페문강노(페라자-문현빈-강백호-노시환)’로 줄여 부르던 한화 팬들은 최근 허인서를 추가해 ‘페문강노허’로 바꿨다.

2020년 한화 단장으로 허인서를 영입한 정민철 해설위원은 “스카우트팀에서 ‘힘이 좋고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로 지목했다. 팀의 미래로 키워내기 위해 2군에서 훈련 시켰고, 상무에서 경험도 쌓게 했다”며 “수비적인 부분만 더 성장하면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

KIA 타이거즈 한준수(27)도 ‘방망이깨나 쓴다’는 평가를 받는다. 41경기에서 타율 0.299, 4홈런 15타점을 올렸다. 볼넷을 잘 골라낼 뿐만 아니라 삼진도 적다. 출루율(0.415)은 팀 내 1위. 규정 타석을 채울 경우 리그 TOP 10에 드는 수준이다.

bt82dd5c64effaa571edbda7ccf0f8ebd4.jpg

올 시즌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KIA 포수 한준수. 연합뉴스

지난 2018년 KIA가 1차 지명으로 뽑을 때만 해도 공격력에 비해 볼 배합이나 수비력이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 시즌 경기 도중 이범호 감독으로부터 투수 리드 때문에 호된 질책을 당하기도 했다. 다행히 올해 눈에 띄게 성장해 이범호 감독이 자주 칭찬하고 있다. 안정감 있게 투수를 이끌 수 있게 되면서 수비력이 뛰어난 베테랑 김태군보다 마스크를 더 많이 쓰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의 김건희(22)도 ‘검증을 마친 젊은 포수’로 주목 받는다. 2023년 프로 입단 당시만 해도 원주고 시절과 마찬가지로 투수와 포수를 겸했지만, 지난 2024년부터 포수에 집중하며 경험을 쌓았다. 선수 자신은 “아직 투수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지만, 올 시즌 주전 포수로 발돋움한 만큼 향후에도 던지는 쪽보단 받아내는 역할에 무게가 실린다. 군 미필자 위주로 구성할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가능성도 높다.

투수 출신 답게 투수의 마음을 헤아려 볼 배합을 가져간다. 설종진 키움 감독은 “벤치에서 사인을 낼 일이 거의 없다”고 했다. 어깨도 강해 지난해 NC 김형준에 이어 도루저지율 2위(0.341)에 올랐다. 방망이가 살짝 아쉽지만, 부족한 타율(0.228)을 장타(홈런 4개)로 보완 중이다. 지난 21일 고척 SSG 랜더스전에선 2경기 연속 홈런이자 데뷔 첫 만루포를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타점(26개)도 팀 내 1위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4,715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