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차라리 말단이 낫다? 승진했더니 연봉 945만원 깎이는 日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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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4일 일본 도쿄 거리를 걷고 있는 사람들. AFP=연합뉴스
일본 중앙부처 관료사회에서 승진 이후 오히려 연봉이 줄어드는 ‘연봉 절벽’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초과근무수당 제도가 정상화되면서 젊은 실무자들의 소득은 늘어난 반면 관리직으로 승진하면 수당이 지급되지 않아 실수령액이 오히려 감소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가스미가세키(霞が関·일본 주요 관청가)에서는 실장·과장급 관리직 승진 이후 연봉이 감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연봉 역전 현상은 2021년 1월 도입된 제도 변화 이후 본격화됐다. 당시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상은 “잔업시간은 전부 기록하고, 잔업수당도 전액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그동안 일본 중앙부처에서는 부서별 예산 부족으로 실제 초과근무 시간만큼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서비스잔업’이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
이후 초과근무수당 지급이 정상화되면서 이 관행은 크게 줄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발생했다. 장시간 근무를 하는 젊은 관료들이 수당을 온전히 받게 되면서 이들의 연봉이 상급자인 실장·과장급 관리직을 넘어서는 사례가 생겨난 것이다.
실제 중앙부처 한 중견 관료는 “실장으로 승진한 뒤 잔업수당이 붙지 않으면서 연봉이 100만엔(약 945만원) 넘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대응 업무로 장시간 근무를 지속해도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무자 연봉이 과장·실장급 관리직을 넘어서는 사례까지 발생하자 일본 국가공무원 인사제도를 담당하는 인사원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인사원은 올해 4월부터 중앙부처 본청 관리직을 대상으로 ‘본부성 업무조정수당’을 도입해 월 5만1800엔(약 49만원)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관리직이 해당 수당에서 제외돼 있었다.
그러나 보완책만으로는 격차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일본 전직 지원업체 볼브(VOLVE)는 근무 조건에 따라 승진 후 오히려 연봉이 줄어드는 구조를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38세 과장보좌급 공무원이 월 80시간 초과근무를 할 경우 연봉은 1295만엔(약 1억2233만원)에 달하지만, 39세에 실장급으로 승진해 수당 대상에서 제외되면 연봉은 1125만엔(약 1억627만원)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경우 연봉은 약 170만엔(약 1606만원) 줄어든다. 특히 40~50대 취업빙하기 세대의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젊은 시절 장시간 노동을 감수했음에도 관리직 승진 이후 처우 개선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내각부 관계자는 “또 취업빙하기 세대가 손해를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인재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후생노동성 출신 요시이 히로카즈 볼브 사장은 “가스미가세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중견 관료는 민간기업에서 대정부 업무 담당자로 채용 수요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대부터 40대 초반 관료들의 민간 이직 검토도 증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본 중앙부처는 국회 대응 업무 등으로 심야 근무가 상시화돼 있으며 과도한 노동 환경으로 ‘블랙 가스미가세키’라는 별칭까지 얻어왔다. 닛케이는 관료사회 개혁을 위해서는 제도 개선뿐 아니라 정치권의 근본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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