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3명 사상자 낸 역주행 차량…이번에도 68세 고령 운전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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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부근에서 한 남성이 몰던 차가 인도로 돌진해 최소 15명 사상자가 발생, 경찰이 사고차량을 수습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역주행으로 13명(사망 9명·부상 4명)의 사상자를 낸 차량 돌진 사고의 가해 차량 운전자 나이가 68세로 알려지면서 고령 운전자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 정확한 원인 파악까지는 조사가 필요하지만 최근 고령 운전자의 부주의 또는 운전 미숙에 따른 사고가 잇따르면서 경각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2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를 낸 제네시스 차량 운전자 A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27분쯤 일방통행인 4차선 도로를 역주행하다 차량 2대를 잇달아 들이받은 뒤 인도와 횡단보도에 있던 보행자들을 쳤다.

이후에도 100m가량 이동하다 건너편에 있는 시청역 12번 출구 앞에서야 멈춰 섰다. 역주행한 거리는 모두 200m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서 경찰에 검거된 A씨는 차량 급발진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급발진은 차량이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은 급가속을 일으키는 현상으로 일종의 차량 결함이다.

사고 직후 검사 결과 A씨가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사고 원인은 A씨 주장대로 급발진이거나 운전 미숙, 부주의 등 운전자 과실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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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 대형 교통사고 현장에서 과학수사대가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그간 인구 고령화와 맞물려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이 늘면서 안전 대책 강화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운전자가 가해자인 교통사고는 3만9614건으로 3년 연속 증가한 동시에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교통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0%로 1년 전(17.6%)보다 늘었다.

일례로 올해 2월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 도로에서 79세 운전자가 몰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9중 연쇄 추돌 사고를 내 70대 남성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운전자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지만 "사고 당시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양재대로 구룡터널 교차로 인근에서는 80대 남성이 운전 부주의로 7중 연쇄 추돌사고를 냈고, 4월에는 경기 성남시 판교노인종합복지관 주차장에서 90대 운전자가 운전 미숙으로 후진 중 노인 4명을 덮쳐 1명이 숨졌다.

이에 따라 실효성 있는 정부의 고령 운전자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현재 만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들의 운전면허 갱신 주기를 3년으로 하고, 면허를 갱신하려면 인지능력 검사와 교통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다. 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도 교통안전교육 권장 대상이다.

각 지자체는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고령자(65세 이상)들에게 10만∼30만원 상당의 현금성 인센티브를 지원하며 자진 반납을 유도하고 있다. 다만 면허 반납률을 매년 2%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운전 능력이 저하된 고위험군 운전자를 대상으로 야간운전 금지, 고속도로 운전 금지, 속도제한 등의 조건을 걸어 면허를 허용하는 '조건부 면허제' 도입도 검토 중이다.

다만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충분한 여론 수렴과 공청회 등을 거쳐 세부적인 추진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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