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합리적 선택"..석학의 도발[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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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국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존 J 미어샤이머, 서배스천 로사토 지음
권지현 옮김
서해문집

저자의 이름만으로 소구력을 갖는 책이다. 존 J 미어샤이머(77). 국제정치학계의 거목이자, 현재 한국 외교안보를 책임지는 핵심 인사 중 한 명인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의 스승이기도 하다.

미어샤이머는 2001년 미국이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물꼬를 터줄 때부터 미·중 갈등을 경고하며 반대했던 철저한 강대국 중심 현실외교주의자다. 그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당시에도 “미국은 러시아와 싸워선 안 된다”며 외려 “러시아와 다시 동맹을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을 부른 그의 주장의 취지는 사실, 한결같다. 지금 미국이 힘을 집중해야 하는 전투의 대상은 중국이지, 러시아가 아니라는 것이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다. 잘못을 한 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라는 생각이 상식적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어샤이머는 이 책을 통해 그 상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은 일각에서 주장하듯 그가 건강 악화로 판단력을 잃었기 때문이 아니라, 러시아의 철저한 국익을 계산해 나온 합리적 의사결정이라는 게 미어샤이머의 논리다. 책의 내용에 동조하지는 않더라도, 미어샤이머가 제시하는 15가지 이상의 실제 역사적 사례를 단행본 하나로 통찰할 수 있다는 건 충분한 미덕이다. 외교가 단순 국익을 넘어 일상과 생존의 열쇠인 한국엔 시사하는 바가 크다. 38선 이북에 비합리적 이웃 국가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생활화된 한국으로선 통찰력을 키울 수 있는 알찬 사례가 풍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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