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덤으로 가져" 김윤옥에게 밤송이 불쑥…영부인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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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전남 순천 아랫장 전통시장에서 농산물을 구매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는 여름 휴가 중이던 지난 6일과 7일 이틀 연속 부산을 찾아 근현대 역사관과 감천마을 등을 방문했다. 특히 지난 6일 부산 부평의 깡통시장에선 시장 상인을 격려하고 시민들에게 “전통시장을 많이 이용해 달라”고 당부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같은 날 윤석열 대통령은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서 군 장병과 별도로 시간을 보냈다. 이에 정치권에선 “제2부속실 설치를 앞두고 김 여사의 공개 행보가 다시 늘어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이처럼 정치권에서 시장 방문은 그 자체가 정치적 행위로 통한다. 시장 상인과 서민을 만나 대화하며 민생을 챙기는 동시에, 떡볶이와 어묵 같은 시장 음식을 스스럼없이 먹으며 친(親)서민 이미지도 연출할 수 있다.

역대 대통령 부인 역시 시장 방문을 통해 ‘퍼스트레이디’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외하곤 모두 남성 대통령이었던 만큼 시장을 주로 이용하는 여느 주부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에 시장처럼 좋은 곳은 없기 때문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의 경우 시장에서 장을 보는 영상 기록은 남아있지 않으나, 검소했던 생활 습관이 드러나는 여러 일화가 전해진다. 평소 오렌지색을 좋아했던 육 여사는 물방울무늬가 있는 오렌지색 천을 동대문시장 등에서 사다가 식탁보 등을 만들어 썼는데, “시장에 가서 필(疋·옷감의 길이 단위)로 사 오면 더 싸다”며 시장을 애용하는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이후 다른 영부인들도 김장철이나 명절을 앞두고 물가관리가 중요할 때면 직접 시장에 가서 현장을 살피곤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는 1994년 12월 김장철에 서울 신촌에 있는 시장을 방문해 통배추를 직접 집어 들어 살피는 등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상인 등을 격려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부인 이희호 여사는 2002년 2월 설 연휴를 앞두고 서울 망우동 우림시장을 방문해 대형할인점의 등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래시장 상인들을 위로하고 재래시장 활성화 대책을 설명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는 2008년 9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서울 수유동의 시장을 찾아 장을 봤다. 김윤옥 여사가 밤을 사자 상인이 “덤으로 가져가라”며 밤송이를 건네는 모습이 방송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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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30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경남 진주 중앙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과 인사하는 모습. 김 여사는 대선 때 당선되면 다시 찾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곳을 다시 방문했다. 중앙포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역으로 시장 상인을 청와대로 불러 대접하기도 했다. 변호사를 하던 노 전 대통령과 함께 부산에 살았던 권 여사는 2005년 3월 부산 남포동 자갈치시장 여성 상인 75명을 청와대로 초청했고, 이 중엔 2002년 대선 때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첫 번째 TV 찬조 연설자도 포함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2017년 대선 때 했던 시장 상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시장을 찾은 일화가 있다. 김 여사는 그해 5월 1일 대선 도중 경남 진주 중앙시장을 찾아 유세하던 중 할머니 상인으로부터 “당선되면 다시 오라”는 격려를 받았고, 실제 문 전 대통령 당선 뒤인 그해 5월 30일 시장을 다시 찾아 약속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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