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케이스 뒤집으면 또 다른 시계가...예거 르쿨트르가 갖춘 반전의 미학 [더 하이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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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년 탄생한 리베르소 컬렉션은 예거 르쿨트르의 우아함과 클래식을 상징하는 시계다. 황금비율을 바탕으로 만든 사각 케이스는 초창기 모습 그대로다. 특히 뒤집을 수 있는 케이스 구조는 손목시계 역사에 길이 남을 디자인이다.
충돌이 잦은 폴로 경기에서 다이얼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됐지만, 지금은 브랜드의 파인 워치 제작 실력을 드러내는 ‘캔버스’가 됐다. 예거 르쿨트르는 케이스 앞뒤에 다채로운 메커니즘을 담아낸다. 여기 소개하는 리베르소 트리뷰트 크로노그래프가 좋은 예다.
케이스를 뒤집으면 드러나는 시계 공학의 절정
리베르소 트리뷰트 크로노그래프 모델은 오랜만에 리베르소 컬렉션에 등장한 크로노그래프 시계다. 1996년에 발표한 크로노그래프 모델을 재해석했다.
크로노그래프는 시간의 흐름을 잴 수 있는 비교적 대중적인 컴플리케이션 기능이지만 복잡한 다이얼 디스플레이 때문에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 시계는 케이스 앞뒤에 다이얼을 탑재한 덕에 드레스 워치 특유의 우아함을 유지한다.
시계 앞면은 바 형태의 아워마커(인덱스), 검 모양의 도피네 시곗바늘, 철길 모양의 분 트랙 등 리베르소 트리뷰트 라인의 특징을 고스란히 갖췄다. 선레이 브러싱 가공(햇빛이 발산되는 것처럼 금속 결을 방사형으로 퍼지도록 살리는 기법)을 거친 다이얼 표면은 손목의 각도에 따라 다채로운 빛을 발한다.
케이스를 뒤집으면 드러나는 또 다른 다이얼에선 크로노그래프 메커니즘의 역동성을 경험할 수 있다. 기계식 시계의 복잡함과 정교함을 보여주기 위해 무브먼트를 드러내는 스켈레톤 형태 다이얼을 택했다. 부품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만큼 세공에도 힘을 쏟았다.
크로노 초침은 다이얼 중앙에 있다. 블랙 컬러 링에 새긴 5단위 숫자로 시간의 흐름을 확인한다. 30분 크로노 카운터는 6시 방향에 반원 형태로 자리했다.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으로, 크로노그래프 작동 후 30분이 되는 순간 바늘은 0으로 재빠르게 되돌아간다. 크로노 작동은 여느 크로노그래프 시계와 다르지 않다. 케이스 옆면에 배치한 푸시버튼을 누르면 긴 초침이 회전을 시작하며 시간의 흐름을 잰다.
사각 케이스에 들어맞는 시계의 심장
예거 르쿨트르는 이번 리베르소 트리뷰트 크로노그래프를 선보이며 매뉴얼 와인딩 방식 칼리버 860을 개발했다. 300개 이상의 부품으로 조립된 이 무브먼트는 다른 심장과 마찬가지로 설계부터 제작, 조립까지 온전히 브랜드의 힘으로 만들었다. 이 무브먼트의 특별함은 독특한 형태에 있다.
시곗바늘 여러 개를 꽂아야 하는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는 보통 동그랗게 만든다. 하지만 예거 르쿨트르는 직사각 형태인 리베르소 케이스에 맞춰 사각형으로 만들었다. 전통적 크로노그래프 설계 방식을 허물고 새 기준을 제시했다는 데에서 파인 워치 브랜드로서 예거 르쿨트르의 저력을 제대로 드러냈다. 무브먼트 두께를 줄이기 위해 수직 클러치 대신 수평 클러치를 장착한 칼럼 휠 부품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풀 와인딩 시 파워리저브는 52시간이며, 무브먼트의 심장인 밸런스 스프링은 시간당 2만8800번 진동하며 안정적으로 시곗바늘을 움직이게 한다.
우아한 사각 케이스의 크기는 49.4 x 29.9mm, 두께는 11.14mm이다. 케이스 소재는 온화한 빛을 머금은 핑크 골드 또는 매끈한 스틸로 만들었다. 핑크 골드 케이스엔 블랙, 스틸 케이스엔 블루 그레이 다이얼을 탑재했고, 모두 선레이 브러싱 가공 처리를 해 다채로운 빛을 발산한다.
케이스 소재에 상관없이 두 가지 스트랩을 함께 제공하는 점 또한 이번 컬렉션의 매력이다. 하나는 전체를 가죽으로 만든 스트랩, 다른 하나는 캔버스와 가죽을 함께 사용한 스트랩이다. 사용자가 간편하게 교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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