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화끈했던 프레지던츠컵, 올해의 주인공도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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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짐 퓨릭(왼쪽 둘째)을 비롯해 프레지던츠컵 10연패를 달성한 미국 선수들이 샴페인을 터뜨리며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세계 남자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서 미국이 승리하면서 10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통산 전적에서도 13승1무1패의 압도적 우세를 이어갔다.

미국은 30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로열 몬트리올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싱글 매치 플레이에서 인터내셔널팀을 6승3무3패로 물리쳤다. 이로써 최종 승점 18.5점을 따내 11.5점을 기록한 인터내셔널팀을 꺾고 10연승을 달렸다. 승점 30점이 걸린 프레지던츠컵에선 15.5점을 먼저 따내는 팀이 우승한다.

프레지던츠컵은 미국과 유럽의 남자골프 대항전인 라이더컵의 성격을 따 1994년 출범했다. 세계 최강인 미국을 상대로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대륙별 최고의 선수들이 뭉쳐 격년제로 맞붙는다. 라이더컵을 치르는 유럽 선수들은 출전하지 않는다.

이 대회에서 미국은 1994년 초대 대회와 1996년 2회 대회에 우승했다. 1998년에는 인터내셔널팀이 처음 정상을 밟았지만, 2000년 다시 미국이 패권을 거머쥐었다. 지난 2001년에 발생한 9·11 테러 여파로 인해 2002년 대신 한 해 늦춘 2003년에 대회를 재개했고, 이 대회에선 무승부가 나왔다. 이후 프레지던츠컵 우승 트로피는 미국의 전유물이 됐다. 2005년부터 2019년까지 8회 연속 정상을 차지했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다시 한 해 늦춰 치른 2022년 대회에서도 인터내셔널팀을 꺾었다.

대회 셋째 날까지 미국이 승점 11-7로 앞선 가운데 마지막 날 경기는 싱글 매치로 펼쳐졌다. 대역전을 노린 인터내셔널팀에선 한국 선수들의 부진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임성재와 김주형, 안병훈, 김시우 모두 1승도 따내지 못했다. 임성재는 러셀 헨리에게 3&2(2개 홀 남기고 3홀 차이 패배)로 패했고, 김시우는 키건 브래들리와 마지막 18번 홀(파4)까지 갔지만, 1홀 차이로 졌다. 김주형과 안병훈은 샘 번스와 사히스 시갈라를 상대로 모두 비겼다. 인터내셔널팀은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가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를 꺾는 등 3승을 거뒀지만, 열세를 뒤집진 못했다.

올해 프레지던츠컵에서도 양쪽 선수들의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져 화제를 모았다. 김주형은 29일 경기를 마친 뒤 “일부 미국 선수들이 우리에게 욕을 했다. 스포츠맨십이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진중한 분위기를 요하는 일반 대회와 달리 프레지던츠컵은 국가대항전 성격이 짙어 상대를 도발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가끔은 감정싸움으로 번질 정도로 참가선수들 간 신경전이 팽팽하다.

한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공식 홈페이지는 올해 프레지던츠컵을 정리하면서 김주형과 김시우의 셋째 날 환상적인 콤비 플레이를 명장면으로 꼽았다. 둘은 오전 포볼 경기에서 키건 브래들리와 윈덤 클라크를 4&3으로 물리쳤다. 오후 포섬 게임에선 패트릭 캔틀레이와 잰더 쇼플리를 상대로 마지막 홀에서 졌지만, 인상적인 경기력과 화끈한 세리머니로 갤러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포섬 경기 15번 홀(파4)에서 김시우가 오르막 러프에서 칩샷을 컵에 꽂은 직후 둘은 그린을 뛰어다니며 환호했다. PGA 투어는 “김주형과 김시우는 갤러리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인터내셔널팀에는 이런 선수들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둘을 상대한 쇼플리는 “이곳 전장이 내가 알기로는 7000야드 정도 되겠지만, 김주형과 김시우는 거의 9000야드를 커버한 느낌이다. 이들은 정말 강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대회 내내 화끈한 세리머니로 주목 받은 김주형은 30일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최선을 다했다. 스스로가 자랑스럽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배고프다. 조만간 우승 트로피를 들 수 있길 바란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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