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OTT 영화 개막작으로 첫 선정…대중성에 힘준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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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넷플릭스 오리지널임을 알리는 오프닝 사운드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포문을 열었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공동각본에 참여한 조선시대 사극 액션 영화 ‘전, 란’(감독 김상만)이 넷플릭스 공개(11일)를 앞두고, 2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베일을 벗었다. BIFF가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작품을 개막작에 선정한 건 처음이다. 극장 영화 전통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영화제에 불어온 변화다. 영화계에선 “글로벌 상업 자본 영화를 아시아 영화의 창 BIFF가 특별히 호명해야 하나” “개막작의 상징성을 고려했어야 한다” 등 비판도 높았다.
2일 공개된 ‘전, 란’은 임진왜란 시기 조선 최고 무신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친구처럼 자란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호위 무관과 의병으로 다시 만난 운명의 대결을 화려한 검투 액션으로 펼쳐낸 작품. 목숨 걸고 왜적과 싸운 의병대가 왕에 맞서는 역도가 될 수밖에 없었던 시대 비극을 7년에 걸친 임진왜란 이전과 이후 시기를 중심으로 그렸다. 주연 강동원의 전작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2014), 넷플릭스 조선 사극 ‘킹덤’(2019) 등이 연상되는 대목도 적지 않다.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박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개인적으로 재밌게 봤고, ‘청불’(청소년 관람불가)이란 것도 해볼 만한 모험이라 생각했다. 완성도 높은 영화라고 판단했다”는 답변을 거듭했다. 김상만 감독은 “넷플릭스 작품이 영화제에 노미네이트되거나 했을 때 논란이 있어왔는데 (극장용이 아닌) TV화면 사이즈란 것이 과연 문제냐”고 반문하며 “좋은 영화는 스크린 사이즈와 관계없다”고 말했다. 미술감독 출신인 그는 영화 ‘기생충’(2019)의 눈 가린 포스터를 만들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연출 복귀는 영화 ‘심야의 FM’(2010) ‘더 테러-리리코 스핀토’(2014) 이후 10년 만이다. ‘전, 란’이 관객에게 주는 의미에 대해 김 감독은 “똑같은 시대를 살아도 모든 사람은 시대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전, 란’의 모든 캐릭터는 하나하나 그 다른 관점을 대변한다”고 밝혔다.
내년 30주년을 앞둔 BIFF에선 개막작을 비롯해 올해 63개국 224개 작품이 부산지역 7개 극장 28개 스크린에서 상영된다. 군복무 중인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의 솔로 앨범 뒷얘기와 입대 전 기록을 담은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가 K팝 다큐멘터리 최초로 오픈시네마 부문에 초청됐다. 송중기 주연 영화 ‘보고타: 기회의 땅’도 미개봉 상업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부산에서 최초 공개된다.
아시아 영화 발전에 기여한 영화인에게 주는 아시아영화인상 올해 수상자인 일본 장르영화 귀재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을 비롯해 레오스 카락스, 천카이거, 미겔 고메즈, 허안화 등 세계적 거장도 부산을 찾는다. 한국영화공로상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이 선정돼 영화제 기간 추모상영 및 토크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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