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가을비로 하루 밀린 2차전, LG는 함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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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 2차전 우천 취소를 알리는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전광판. 일찌감치 방수포를 덮어 그라운드를 보호했지만,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취소가 불가피했다. 준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LG는 천금 같은 휴식일을 얻었다. [뉴스1]

추적추적 내린 가을비는 누구 편일까.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5전 3승제) 2차전이 우천으로 순연됐다. 오전부터 가랑비가 내리더니 오후 들어 빗줄기가 굵어졌다. 결국 그라운드에 덮인 방수포를 걷지 못한 채 오후 4시 47분 경기 순연을 결정했다.

플레이오프 전체 일정이 하루씩 미뤄지면서 2차전은 15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한국시리즈는 플레이오프가 4차전 이내에 끝날 경우 예정대로 21일에 1차전이 열린다. 그러나 플레이오프가 5차전까지 이어지면 22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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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

올해 포스트시즌에 처음 나온 우천 취소는 플레이오프 전체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힘겹게 올라온 LG는 가을비 덕분에 천금 같은 휴식을 맞이했다. LG는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다. 염경엽 LG 감독은 이날 비로 경기가 순연되자 당장 2차전 선발투수를 바꿨다. 당초 선발로 기용하려던 디트릭 엔스 대신 좌완 손주영을 2차전에 내보내기로 했다.

정규시즌 9승을 거둔 손주영은 올가을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과 5차전에 구원투수로 나와 7과 3분의 1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피안타는 겨우 2개였고, 삼진은 11개나 잡았다. 불펜 투수진이 약한 LG 마운드의 특급 조커로 활약하며 팀을 플레이오프 무대로 이끌었다.

염경엽 감독은 “엔스가 최근 사흘 또는 나흘만 쉬면서 로테이션을 돌았다.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어제부터 ‘오늘 비가 와서 (경기가 순연된다면) 손주영이 2차전을 책임져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행히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비가 왔다”며 “선수 몸 상태가 가장 중요하니까 손주영에게 의견을 물었다. 선수가 동의해 선발투수로 내보내게 됐다. 로테이션이 바뀐 만큼 시리즈 흐름도 바뀌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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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영

가을비 덕분에 LG는 전체적인 마운드 운용에도 여유가 생겼다. 지난 9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2개의 공을 던진 엔스는 17일 플레이오프 3차전 출격이 유력하다. 일주일이나 쉴 수 있다. 또, 준플레이오프 1~5차전에 불펜 투수로 모두 등판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도 하루 더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염 감독은 “에르난데스도 부담이 줄었다. 내일 2이닝을 던져도 된다”며 활짝 웃었다.

반면 삼성 벤치는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 1차전 10-4 대승의 기세를 2차전에도 이어가려고 했지만, 경기가 순연되면서 흐름이 끊겼다. 그래도 전날 1차전 직후 어지럼증을 호소한 구자욱이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구자욱은 1차전에서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3득점을 기록해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그러나 경기 뒤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를 호소해 병원으로 향했다. 예정된 공식 인터뷰도 거른 채 수액 주사를 맞았다. 몸 상태에는 큰 지장이 없었지만, 삼성으로선 이기고도 웃지 못하는 상황을 맞았다.

다행히 상태가 좋아진 구자욱은 14일 정상적으로 훈련했다. 구자욱은 “지금 컨디션은 문제없다. 1차전에는 두통이 있었고, 눈도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나쁜 컨디션 속에서도 투지를 발휘해 맹활약한 그는 “몸이 안 좋다 보니 긴장할 겨를이 없었다. 몸 상태는 경기 결과와 상관이 없는 것 같다. 많은 팬이 오셨고, 지켜보고 있어서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했다.

삼성과 주장 구자욱의 목표는 가능하면 빨리 LG를 물리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것이다. 구자욱은 “당연히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는 게 목표다. 최대한 빨리 올라가야 한다. 그래야 투수들도 충분히 쉴 수 있다. 가능하면 적은 경기를 치르고 올라가겠다”고 다짐했다.

삼성은 2차전 선발로 원태인을 그대로 내세운다. 원태인은 정규시즌 28경기에서 15승 6패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하며 곽빈(두산 베어스)과 함께 다승왕에 올랐다. 올 시즌 LG를 상대로는 2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4.09에 머물렀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LG의 좌타자들이 강하지만 원태인은 왼손타자를 상대로 좋은 체인지업을 갖고 있다”며 믿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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