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잠은 죽어서 실컷 자라고?…피로사회 향한 일갈 "휴식은 저항이다"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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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은 저항이다
트리샤 허시 지음
장상미 옮김
갈라파고스
21세기에도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는 구호가 통할까. 이 책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사실에 그 답이 있다.
책은 '낮잠 사역단'(Nap Ministry)을 만들고 집단 낮잠 체험을 주도해온 한 흑인 예술가의 기록. 저자 트리샤 허시는 쉴 틈 없이 노동하고 공부하며 자신을 혹사해왔지만, 자신이 과로 문화에 깊이 세뇌돼 있으며 자본주의 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일조하고 있음을 깨닫고 2017년부터 '집단 낮잠 체험'을 주도하게 된다.
"잠은 죽어서 자는 것", "일어나 움직이라", "남들이 잘 때 나는 죽도록 일한다" 등 미국 자본주의의 표어를 저자는 "과로 문화의 거짓말"로 명명한다. "자본주의로부터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 게으름뱅이라는 비난을 들어도 잠을 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지점이 적지 않다.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쉬어야 한다는 몸의 요구와 서서히 단절하는 과정을 거치고, 기력이 다하도록 일하면 칭찬을 받는다", "부모들은 자녀가 고강도로 노동하지 않으면 '게으름 피우지 말라'고 한다"는 대목 등이 그렇다. 쉬는 날에도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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