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주한 중국대사에 다이빙(戴兵) 주유엔 중국 부대표가 내정됐다. 4개월 전 떠난 전임 싱하이밍(邢海明) 대사에 비해 다소 급을 높인 인사로 최근 한·중 관계 개선 흐름 속에 한국을 보다 예우한 거란 해석이 나온다.

다이빙(戴兵) 주유엔 중국 부대표. 주유엔중국대표부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13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다이빙 부대표를 신임 주한 중국대사로 내정하고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한국 정부에 대한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사전 동의) 신청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 7월 싱 전 대사가 이임한 뒤 공석이다.

다이 부대표는 1967년생으로 안후이사범대학에서 외국어과를 졸업(영어 전공)하고 1995년 중국 외교부 아프리카사(司·한국 중앙부처의 '국'에 해당)에서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대사관과 싱가포르 주재 대사관, 외교부 북미대양주사 등을 거쳤다. 이어 2017년부터 아프리카사장(국장)을 지냈고, 2020년 주유엔 중국 대표부 부대표로 임명돼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중국은 그간 국장급 인사를 한국 대사로 파견했다. 전임인 싱 전 대사의 경우 본부 국장을 지내지 않고 아주국 부국장을 지낸 뒤 몽골대사를 거쳐 한국 대사로 부임했다. 반면 다이 부대표는 본부에서 아프리카국장을 거친 다음 약 4년동안 유엔 대표부 부대표를 지낸 뒤 한국 대사로 내정됐다는 차이가 있다.

그간 북한에는 차관급, 한국에는 국장급 대사를 보내며 양측 대사의 무게감에 차이를 뒀던 중국이 이런 격차를 조금이나마 희석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3월 부임한 왕야쥔(王亚军) 주북한 중국 대사는 차관급이다. 이에 정부는 그간 중국에 한국 대사의 급도 높여달라고 요청해왔다. 앞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주한 중국 대사로) 비중 있는 인사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특히 한국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신임 주중국 한국 대사로 내정했다. 이에 중국 또한 지한파는 아니지만 다자 무대 경험 등 외교적으로 능통하고 전임보다 중량감 있는 인사를 발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실장에 대한 중국의 아그레망 절차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북·러 불법 밀착과 북한의 도발 국면에서 중국의 역할론이 주목받는 가운데, 다이 부대표의 부임 후 관련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다이 부대표는 지난해 2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모든 관련 당사국이 긴장을 고조할 수 있는 어떤 행동도 자제해야 한다"며 중국의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