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모바일서 PC·콘솔로…플랫폼 넓힌 K게임 또 한번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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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전시회 ‘지스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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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4’가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했다. 국내외에서 몰린 게임팬들이 신작 게임을 즐기고 있다. 송봉근 기자

“모바일이란 새 디바이스를 통해 글로벌화도 되고 시장도 크게 확대했지만, 지금은 다시 정체 상태다. 앞으로 어떤 미디어나 플랫폼이 게임 산업을 새로운 성장으로 끌고 갈 수 있을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14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막한 ‘지스타(G-STAR) 2024’ 현장을 찾은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이렇게 말했다. 넷마블뿐 아니라 모든 한국 게임사가 안고 있는 고민, 10년 넘게 한국 게임산업 필승 공식이었던 모바일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확률형 아이템’이라는 비즈니스모델(BM)을 뛰어넘는 것이다. 지스타 현장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다.

이번 지스타에는 44개국 1375개 게임사가 참가, 3281개 부스 규모로 전시관을 꾸렸다. 지난해 3250개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 넥슨·넷마블·크래프톤·펄어비스·웹젠 등 한국 게임의 전성기를 이끈 주요 게임사도 대규모 전시관을 꾸리고 향후 출시할 신작을 미리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2~3년 전까지만 해도 전시관 대부분을 차지했던 모바일 기기가 크게 줄어든 것. 업계에서 15년간 일한 한 게임사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 지스타에서 게임 시연을 위해 설치한 기기의 70~80%가 스마트폰, 모바일 기기였다”며 “올해는 PC나 콘솔이 대부분이고 주요 신작 중 모바일 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다. 한국 게임 산업 트렌드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게임사는 큰 변곡점을 맞고 있다. 경쟁심을 부추기는 확률형 아이템 판매로 큰 성장을 이뤘지만 최근 들어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미 포화상태인 모바일 게임 시장인 데다 ‘싸고 빠르게’ 양산형 모바일 게임을 쏟아내는 중국 업체도 크게 늘어났기 때문. 게다가 과금을 많이 해야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P2W(Pay to Win) 과금 모델이나 비슷비슷한 인공지능(AI) 자동 전투 시스템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점도 큰 이유. 인기 게임이 여전히 큰 매출을 내고 있긴 하지만, 주요 게임사는 이미 전략을 수정해 다른 플랫폼과 장르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기존 ‘K게임’의 전형을 탈피하려는 게임사는 콘솔, 그리고 ‘장르 다양화’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선 PC와 모바일에 비해 작은 시장이지만, 한국 게임사가 목표로 하는 북미와 유럽, 일본 이용자가 선호하는 플랫폼이다.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아크 레이더스’가 콘솔·PC로 동시 발매하며 넷마블의 ‘몬길: 스타 다이브’, 크래프톤의 ‘하이파이 러쉬’, 펄어비스의 ‘붉은 사막’ 등 주요 게임사가 모두 콘솔로 할 수 있는 게임을 출품작에 포함시켰다. 장르 역시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붉은 사막), 온라인 배틀로얄(슈퍼바이브), 리듬게임(하이파이 러쉬), 생활 시뮬레이션(딩컴 투게더) 등 ‘비 MMORPG’가 더 많았다. 넷마블이 모바일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로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차지했지만, 방준혁 의장은 이날 “이전에는 ‘일단 모바일로 나오고 그다음에 PC로 연계한다’였는데, 몇 년 전부터 모바일과 PC를 동시에 내고 있다. 지금의 전략은 앞으로 2~3년 후 나올 게임을 모바일과 PC·콘솔을 같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과 장르 다변화가 필수라는 점은 모두 동의하지만, 아직 벽을 넘어선 곳은 많지 않다. 다행인 점은, 몇몇 게임이 가능성은 보여줬다는 것이다.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P의 거짓’과 올해 최우수상 등 7개 부문을 휩쓴 ‘스텔라 블레이드’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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