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단독]트럼프 취임식 간 최준호 형지 부회장 "블루오션 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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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은 “트럼프 시대를 직접 경험하고 트럼프 측 인사들과 만나 기업인으로서 한·미 관계 증진에 기여할 방안을 고민하게 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19일 워싱턴에서의 대면 인터뷰와 추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당장의 자구책 마련이 필요한 기업이 먼저 트럼프 시대의 미국에서 살 길을 모색하는 가운데, 향후 정부 또는 양국 의회 차원의 협력이 더해진다면 현재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한·미 모두에게 블루오션을 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탄핵으로 불거진 리더십 공백에 대한 위기감 속에서 다수의 국내 기업인이 트럼프 취임식 참석을 위해 방미 길에 올랐다. 그러나 취임식 장소가 실내로 변경되면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최 부회장 외에 대부분은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장의 경우 미국 기업인 자격으로 취임식에 초청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 국내 기업인 중 취임식 참석 인원이 상당히 제한됐다.
- “한국 섬유패션기업의 대표로 취임식에 참석하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 특히 ‘K패션’을 미국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란 임무를 부여 받았다는 책임감도 갖게 됐다. 방미 기간 중에는 이런 생각을 갖고 미국의 정·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 한국 패션산업의 능력과 힘, 그리고 미국과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 트럼프는 관세를 통해 압박을 예고하고 있다.
- “중국에 대한 압박은 사실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 미국과 혈맹인 한국의 입장에선 큰 호재라고 생각한다. 대중 압박은 특히 안보 분야에 집중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중국 제품이 들어갈 수 없는 분야가 계속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미리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패션 브랜딩을 해야 한다. 우리는 현지 조달청을 통해 미 본토는 물론 전 세계에 나가 있는 미군 및 미 경찰 등에 공급되는 군수물품과 피복류를 포함한 물자를 공급하는 사업을 준비해왔다.”
- 구체적으로 미국과 어떤 사업을 진행하고 있나.
- “군복과 전투화 등 안보 관련 물품 공급의 경우 중국은 불가능해도 혈맹인 한국은 가능하다. 이번 방미 중에도 관련 업계 인사들을 비롯해 국방위위원 등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인사들을 만났다. 이를 통해 군수 물품을 미국 조달청을 통해 전세계 미군에 공급할 수 있는 절차가 막바지 단계까지 왔다. 기업인이 정치 상황에 대해 언급하는 건 민감하지만, 만약 현재의 정치 상황 때문에 정부의 여력이 부족하다면 먼저 의원 외교의 역할을 기대한다. 만약 국회가 기업의 노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할 경우 한·미 양국의 동맹과 상호 이익을 발전시키고, 동맹의 채널을 확대하는 데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최 부회장은 이번 방미 기간 미국의 국가안보 및 국방정책에 관여하는 대표적 보수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전·현직 대표를 비롯해 국방 분야 협력과 관련한 인사들을 집중적으로 접촉했다. 이밖에 군수 물품의 공급과 관련한 정계 인사들과도 접촉을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정치적 공백 상황이 기업에 부담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 “패션과 섬유업은 정치·외교적으로 민감한 반도체나 철강과는 다르다. 문화산업에는 전 세계 기업에게 ‘유리 천장’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동맹국인 한국이 특히 잘 할 수 있는 영역이 생겼다. 한국은 ‘K컬쳐’로 불리는 문화에 이어 ‘K방산’으로 불리는 무기 수출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군수 물품은 이러한 두 요소가 결합된 분야다. 해당 분야에서의 협력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는 미국의 실익을 줄 수 있고, 동시에 한국이 불안해 하는 안보 분야의 토대를 튼튼하게 만들 토양이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정부간 협력에 앞서 양국 기업과 의회가 먼저 협력할 경우 보다 빠른 성과를 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패션그룹형지는 크로커다일레이디, 예작, 에스콰이어 등 17개 의류 및 제화 브랜드를 가진 토종 종합패션기업이다. 최 부회장은 트럼프 취임식 참석에 이어 뉴욕에서 열리는 글로벌 섬유패션 전시회인 ‘텍스월드 USA 2025’에 참여해 현지 관계자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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