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했다. 뉴스1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의사당 내부로 특전사 280명이 들어갔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는 발언을 하자, 윤 대통령이 특전사 요원들이 전원 국회 본관에 투입됐는지를 직접 물었다.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김 전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윤 대통령 측이 30분간 김 전 장관을 증인 신문했고, 국회 측 반대 신문이 이어졌다.

국회 측 대리인단은 김 전 장관에게 “실제 특전사가 (비상계엄 당일) 국회의사당에 얼마나 들어갔나”라고 물었고, 김 전 장관은 “280명”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지금 (김 전 장관이) 오해를 하고 있다”며 “280명은 국회 경내에 들어간 인원”이라고 했다. 김 전 장관은 “맞습니다”라고 동의했고,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본청 회의장에 들어간 인원은 12명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발언기회를 얻은 윤 대통령은 “사진을 보고 그런다(말한다). 국회 본관 건물이 있고 (국회) 담장 밖에 경찰이 있지 않느냐”며 “그런데 특전사 요원이 본관 건물 안으로 20명이 들어가는 것을 봤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제지하고 소화기를 쏘고 하니 다들 나오던데 특전사 요원들이 본관 건물 마당에 주로 있었느냐, 안으로 들어가 있었느냐”고 김 전 장관에게 물었다.

윤 대통령의 질문에 김 전 장관은 “280명은 복도든, 곳곳에 가 있었다”며 “저는 그렇게 알고 있다. 본청(본관)에”라고 답했다.

이 같은 질문은 군 병력 투입을 지시했으나 국회 본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막으려는 것은 아니었다는 윤 대통령 측 기존 주장을 확인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전 장관은 ‘국회에는 병력을 280명만 보내는 거로 했는데 윤 대통령이 지시한 병력보다 더 많은 인원이 투입된 이유가 무엇이냐’는 윤 대통령 대리인 송진호 변호사의 질문에 “초기 280명으로 질서 유지를 하다 보니 너무 적어 특전사령관하고 얘기해 추가로 들어오는 것으로 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병력이 추가로 들어온 시간이 계엄 해제 시간으로 맞물리면서 제대로 역할도 못 하고 질서유지 임무 수행을 못 한 채 종료된 것으로 안다”며 “본청 질서 유지를 위해 대통령이 지시한 병력은 최초 280명”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김 전 국방부장관에게 계엄 선포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직접 물었다.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에게 “포고령은 제 기억에 12월 2일 밤 장관이 관저에 가지고 온 걸로 기억한다”면서 신문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포고령을 법적으로 검토한다면 손댈 게 많지만, 계엄이 하루 이상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에 상징적인 측면에서 그냥 놔두자고 말씀드리고 놔뒀는데 기억나냐”고 김 전 장관에게 질의했다.

김 전 장관은 “제가 느낀 건 대통령이 평상시보다 꼼꼼하게 안 보시는 걸 느꼈다”고 했다. 이어 “평상시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 법전을 먼저 찾으신다”며 “보고가 들어오면 조금 이상하면 법전부터 가까이하고 찾아보고 했는데 안 찾으시더라”라고 답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실현 가능성은 없는데 상징성이 있으니 놔두자 한 거로 기억되고, 전공의 (업무복귀지시)는 왜 넣냐고 했는데 기억나냐”고 재차 물었다. 이에 김 전 장관은 “지금 말씀하시니 기억난다”고 답변했다.

계엄 포고령에는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윤 대통령은 “계엄을 선포한 날에 민주당에 (군 병력을 보낼 거면) 국민의힘에도 보내야 하고 그건 안 된다고 얘기한 거 들었냐”는 질문에도 김 전 장관은 기억난다는 취지로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