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는 긴 말 싫어해” 간결화법 특훈한 이시바
-
1회 연결
본문
![17388552048328.jpg](https://ilovegangwon.com/data/file/news/17388552048328.jpg)
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이시바 일본 총리.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두번째 만나는 정상이다. [교도=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성공적인 미·일 정상회담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지루한 것을 못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위한 ‘간결한 화법’ 훈련까지 했다고 한다.
두 정상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첫 회담을 갖는다. 이시바 총리의 최대 목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면서 ‘관세 폭탄’을 피하는 것이다.
미·일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해 성사됐다. 동맹인 일본 입장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취임 초기에 회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무언가를 요구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부른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에 일본 정부는 긴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시바 총리 특유의 ‘장황한 화법’.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시절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던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긴 설명은 금물”이다. 이시바 총리도 자신의 약점을 인식한 듯, 지난해 12월 ‘견원지간’으로 알려진 아소 다로(麻生太郎) 전 부총리를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아소 전 부총리는 “결론부터 말하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현재 일본 정부는 정상회담에서 예상되는 의제에 대한 간결한 ‘발언 요령’을 준비 중이다.
이번 회담의 통역은 다카오 스나오(高尾直) 외무성 일미지위협정실장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영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그는 아베 정부 당시 8년간 정상외교 통역을 맡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화법으로 신뢰를 받았다. 일본 정부가 고위 관료를 통역사로 기용하는 건 이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시바 총리가 워싱턴에 가져갈 가장 큰 ‘보따리’는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발표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인 알래스카주(州) 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에 일본이 협력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에너지 개발 규제를 철폐하고, 알래스카에서의 가스 개발을 전면 재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여기엔 ‘태평양 지역 내 동맹국에 대한 LNG 판매 및 운송’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사실상 일본과 한국의 직접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까지 일본이 트럼프 대통령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일본도 ‘관세 폭탄’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에 따르면 2023년 미국의 주요 무역적자 상대국 가운데 중국이 2791억 달러(약 404조원)로 가장 크고, 일본은 멕시코·베트남·독일에 이어 5위(716억 달러·약 103조원)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에 대해서도 최소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상의 증액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본의 현실상 당장은 2% 이상 증액이 어렵다.
와타나베 쓰네오(渡部恒雄) 사사카와 평화재단 수석연구원은 “(이번 정상회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하게 여기는 LNG 구매 확대 발표를 통해 추가 관세를 피하고, 방위비 증액 등 다른 요구를 무마하려는 전략을 펼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