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형오 "尹 약한데 강한 척한게 실패 원인…마지막 소임은 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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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략기획특별위원회 1차 세미나 '국민의힘,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 권영세 비대위원장. 뉴스1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3일 “윤석열 대통령은 약한데 강한 척 한 게 실패 원인”이라며 “탄핵에서 살아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힘도 살고 국민도 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전략기획특별위원회가 3주에 걸쳐 진행하는 릴레이 세미나의 첫 연사로 이날 오전 국회를 찾은 김 전 의장은 “대통령직 유지와 파면 중 어느 쪽이 국익에 더 부합하는지, (탄핵 인용 시) 국제적으로 나라가 어떻게 보일지 (헌법)재판관이 한 번쯤 생각해 보라”며 “세계사적인 불명예를 남기지 말라”고 주장했다. 또 “법률적 시비가 엇갈리고 국민 간에도 입장이 크게 다른데 파면이 국민 주권 원칙에 맞느냐”며 “만약 파면되면 국론 분열은 더욱 격렬해질 게 분명한데 그 책임을 어떻게 감당할 거냐”고 했다.

‘탄핵의 강 뛰어넘어 새 땅 개척하자. 국민의힘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의원 15명이 참석했다. 이들 앞에서 김 전 의장은 국민의힘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형오 “與 부잣집 이미지 탈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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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략기획특별위원회 1차 세미나 '국민의힘,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서 김형오 전 국회의장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그는 “이미지 개선 없이 정권 재창출은 없다”며 “국민의힘 이미지가 어떤가. 판·검사, 교수, 지식인, 부잣집, 출세주의자, 높은 사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또 “소수 여당으로서 거대 야당과 맞서야 하는데 이때까지 국회에서 끌려다녔다”며 “능력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눈치를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의 실패에서부터 교훈을 찾아야 한다”며 “국회만 여소야대가 아니라 우리 사회 모든 부분이 여소야대라는 사실을 등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약한데 강한 척했다. 이재명은 강한데 약한 척했다. 이것이 실패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전 의장의 말을 종이에 적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등 ‘열공’ 자세를 보였다. 권영세 위원장은 약 한 시간가량 필기하며 자리를 지켰다. 권영진 의원은 특위 소속이 아닌데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밖으로 드러내기 어렵지만 만약 조기 대선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하냐”며 질문하기도 했다.

“대선 준비는 해야”…개헌은 “尹 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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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 심판 8차 변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전 의장은 “다음 대선이 바로 있을지, 몇 년 후일지 장담할 수 있겠냐만 준비는 항상 해야 한다”며 정책 공약도 제언했다. 그는 ‘국민의힘 개혁의 3대 과제’로 국회, 교육, 저출산·고령화를 꼽았다. 구체적으로는 ▶국회 윤리위원회 독립 및 상설화 ▶의정활동 잘한 사람 공천 ▶교육개혁위원회 구성 및 입시 지옥 해방 ▶국가가 임신에서 취학까지 보장 등을 주문했다.

김 전 의장은 “윤 대통령이 5년 단임제의 마지막 대통령이 돼야 한다”며 “윤 대통령의 마지막 소임은 5년 단임제를 종식하는 개헌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탄핵이 기각되면 윤 대통령이 직접 개헌을 주도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한 것이다. 그는 “대통령 권한 축소만큼 국회 책임성 강화가 중요하다”며 의원내각제를 주장했고, 여권 일각에서 나오는 ‘4년 중임제’에 대해서는 “8년 단임제나 다름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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