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크라 "점령지 맞바꾸자" 러 "싫다"…종전협…
-
2회 연결
본문
![17394311990741.jpg](https://ilovegangwon.com/data/file/news/17394311990741.jpg)
2018년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잇달아 전화통화로 종전 협상 시작을 알리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기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 장군 멍군 식으로 차지한 서로의 땅을 어떻게 처리할지, 종전 후 평화를 담보할 장치를 무엇으로 할지 등을 두고 전쟁 당사국들은 물론 미국과 유럽의 셈법 역시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현 국면에서 러‧우의 최우선 관심사는 점령지 처리다. 러시아는 2022년 개전 이후 헤르손, 자포르자, 도네츠크, 루한스크 등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해 나갔다. 우크라이나 역시 반격 작전에 들어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일부를 장악한 상황이다.
일단 푸틴 입장에선 체면 때문에라도 자국 영토를 우크라이나에 내주고는 종전에 들어갈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젤렌스키가 각자의 점령지를 맞바꾸자는 제안을 내놨지만, 러시아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단 입장이다.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영토 교환을 있을 수 없다”며 “(쿠르스쿠에 진격한) 우크라이나군은 격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방에선 종전 협상 시 두 나라의 영토 교환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17394311992397.jpg](https://ilovegangwon.com/data/file/news/17394311992397.jpg)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연합뉴스
다만 러시아의 점령지가 훨씬 넓기 때문에 전체를 넘겨주기 보단, 일부 지역을 돌려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젤렌스키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땅은 모두 중요하다. 우선 순위를 매길 수 없다”며 받아들일 수 없단 입장을 밝히긴 했다.
종전 후 양측 간 안전보장 방안 역시 쟁점이다. 현재까진 유럽평화유지군의 우크라이나 주둔, 미국의 안전보장 담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등이 선택지로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선 “양자간 해결 사안인 영토 교환과 달리 국제적인 성격을 띠고 있어 해법을 도출하기 더욱 복잡한 안건”이란 풀이도 나온다.
젤렌스키는 “최소 20만명의 (유럽평화유지군이) 필요하다”며 “(여기에) 미군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의 군비지출 규모를 볼 때 20만 병력을 파병하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주축이 돼야 할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논의가 성급하다”며 난색을 보였다.
중국 '평화유지군' 파병 제안도 걸림돌
미국은 미군을 제외한 유럽 국가와 비유럽 국가로 구성된 다국적군을 주둔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중국이 평화유지군 파견 제안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사안이 더욱 꼬여가는 분위기다.
또 다른 걸림돌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다. 우크라이나는 시종일관 절실히 원하지만, 사실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가장 큰 배경이란 점에서 합의가 어려운 지점이다. 12일 양국 정상과 통화한 트럼프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실용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은 상태다. 지정학적 폭발력이 큰 사안인 만큼 나토 가입을 장기간 유예하거나, 유럽연합(EU)만 가입시키는 등 수위를 낮추는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어느 쪽도 쉽사리 합의될 사안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는 다소 모호하게 ‘미국의 안전보장’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의 정치 분석가 볼로디미르 페센코는 현지 매체에 “미국과 안보 협정을 맺을 수 있다”며 “최소한 미국이 이스라엘, 이집트와 맺은 협정과 비슷한 것이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에선 “대만이 침략 당할 경우 미국의 군사지원을 제공하도록 한 대만 관계법과 유사한 양자 조약이어야한다”(볼로디미르 아리예프 국회의원)는 등의 주장도 나온다.
![17394311994237.jpg](https://ilovegangwon.com/data/file/news/17394311994237.jpg)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12일 만나 우크라이나 희토류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국제사회의 대러시아 제재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전쟁으로 연기한 우크라이나 대통령선거 문제 등 부수적으로 논의돼야 할 사안도 산적해 있다. 종전이 불안정해질 경우 이를 압박할 수단을 어떻게 확보할지도 과제다.
미국과 러시아가 협상의 큰 틀을 만들고 우크라이나는 사실상 들러리를 세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가 최근 들어 “희토류 등 천연자원을 미국에 대가로 내놓을 용의가 있다”고 밝히는 것도 이런 상황을 우려하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