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위기의 테슬라' 역대급 주가 폭락…트럼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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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제대로 '오너 리스크'에 직면했다. 주가는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연일 차량이나 매장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이어지고 있는데, 모든 것이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은 이후 벌어진 일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도 머스크는 DOGE 수장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확실히 했고, 트럼프는 "내일 새 테슬라를 한 대 사겠다"며 머스크를 지지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15.43% 내린 222.15달러에 마감했다. 하루 만에 주가가 21.06% 떨어졌던 2020년 9월 8일 이후 약 4년 만의 '역대급' 폭락이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도 7146억달러(약 1042조원)로, 전장의 약 8449억달러(약 1232조원) 대비 1303억달러(약 190조원)가량 증발했다. 이로 인해 머스크의 자산도 전날 3300억 달러(약 480조원)에서 3010억 달러(약 438조원)로 하루 만에 290억 달러(약 42조원) 날아갔다.

그래픽=정근영 디자이너
관세 폭탄에 車 테러…악재의 연속
테슬라 주가 하락의 첫 번째 원인으론 트럼프 발(發) 관세 폭탄이 꼽힌다. 테슬라는 이번 관세 전쟁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미국 기업 중 하나다.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릭에 따르면 트럼프가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테슬라의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또 미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이번에 각각 25%의 관세 폭탄을 맞은 멕시코와 캐나다는 테슬라가 전체 자동차 부품 중 각각 27%와 12%를 조달받는 국가다. 다만 미국은 자동차 등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이 적용되는 품목엔 내달 2일까지 관세 적용을 유예하기로 한 상태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테슬라 신차들이 보관돼 있던 시내 주차장에서 사이버트럭 4대가 한꺼번에 불타는 일이 발생했다. 시애틀 소방국 직원이 점검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판매량 급감도 주가하락 원인으로 지목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월가의 로버트 W. 베어드 앤드 컴퍼니 등이 테슬라의 1분기 판매 실적 예상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 역대급 주가 폭락에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는 "유럽 최대 시장인 독일에서 지난 1∼2월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가 전년 대비 약 70% 급감했고 지난달 중국 상하이 공장의 테슬라 출하량도 49%나 감소했다"며 "2022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월간 실적을 기록한 상황이 월가 분석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위기는 이 뿐만이 아니다. 미국에선 머스크의 정치 활동에 반대하는 시위와 함께 테슬라 차량과 매장, 충전소를 겨냥한 방화·총격 등 테러가 연일 발생하고 있다. 이날 시애틀에선 테슬라 신차들이 보관돼 있던 시내 주차장에서 사이버트럭 4대가 한꺼번에 불타는 일도 있었다.

9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테슬라 전시장 인근에서 열린 시위에서 '보이콧 테슬라'(Boycott TESLA) 피켓을 들고 있는 시위자. AP=연합뉴스
트럼프 "급진좌파들, 테슬라 불법 보이콧"
머스크의 '노골적인 정치'가 테슬라의 브랜드 평판을 떨어뜨리고 있다(포브스)는 경고가 나올 정도지만, 정작 본인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머스크는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DOGE 책임자를 맡으면서 어렵게 회사를 경영하고 있지만,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1년 더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가 멈추지 않는 한 (정부효율화 작업을 통해) 1조 달러(약 1458조원)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아울러 테슬라의 주가 폭락에 대해선 "장기적으로 보면 문제가 없다"면서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주장했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오너 리스크가 계속되는 한 테슬라가 반등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베어드의 벤 칼로 애널리스트는 이날 CNBC 방송 인터뷰에서 "머스크를 지지하는 사람이나 무관심한 사람들도 차가 불에 타는 걸 보고 테슬라를 구매하는 것을 두 번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왜 머스크가 벌을 받아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급진좌파 미치광이들이 머스크를 공격하려고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들 중 하나인 테슬라를 불법적으로 보이콧하고 있다"며 "나는 위대한 미국인인 머스크에 대한 지지의 표시로 내일 아침에 새로운 테슬라를 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머스크가 소유한 SNS인 엑스가 미국을 비롯한 거의 전 세계 국가에서 일시적인 접속 장애를 겪기도 했다. 머스크는 폭스뉴스에 "외부의 사이버공격 탓"이라며 "공격의 진원지는 우크라이나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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