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 사진 인스타그램

필리핀에서 마약을 투약했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던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을 수사하는 경찰이 조만간 한두 차례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 관계자는 18일 "피의자가 현재까지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에서 2회 정도 조사를 받았고, 주거지 관할인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인계됐다"며 "사전 조사 후 1∼2회 정도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나정은 법률 대리인을 통해 필리핀 현지에서 자의가 아닌 타의로 마약을 흡입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고 조선닷컴이 이날 전했다.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와 본인의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를 알게 돼 술자리를 가졌다고 한다.

김나정 측은 조선닷컴에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A씨로부터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며 "A씨는 연기를 흡입하게 했고, 이를 피하자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김나정의 휴대전화에는 이 모습을 담은 영상이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나정 측은 "A씨가 본인 휴대전화로 이 영상을 촬영할 경우 나중에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김나정의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에어드롭(휴대전화 무선 파일 공유 기능) 등의 방법으로 전송받아 영상을 보관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영상으로 김나정이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A씨는 김나정에게 문제의 마약을 강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며 "김나정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가 다수의 범죄를 저질러 수배 중으로 현재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김나정 측 주장에 대해 경찰은 "언론에 공개된 입장문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내용으로 수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파악할 것"이라며 "현재까지 필리핀 현지 수사는 예정에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12일 필리핀 마닐라 출국 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김씨는 당일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인천국제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았다.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를 한 결과 실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